주민들 "북부민자도로 계획변경… 기존 교차로 계획도 철회돼야"
수원시 "행정상 문제 없다" 밝혀

수원시가 2016년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의 광교산 관통구간을 변경하면서 송죽동 구기약수터 인근을 회전교차로가 설치될 수 있게끔 선형변경을 결정했다. 사진은 구기약수터를 오갈 수 있는 소로(小路)를 이용해 24일 오후 등산객이 하산하고 있다. 사진=김현우기자<br>
수원시가 2016년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의 광교산 관통구간을 변경하면서 송죽동 구기약수터 인근을 회전교차로가 설치될 수 있게끔 선형변경을 결정했다. 사진은 구기약수터를 오갈 수 있는 소로(小路)를 이용해 24일 오후 등산객이 하산하고 있다. 사진=김현우기자

수원시가 환경 훼손 등의 이유로 고속도로가 지나는 구간을 계획변경 시켰음에도 같은 시기 계획했던 일반 시골길 ‘소로(小路)’에 대해서는 개발 여지를 남겨둬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당 소로 역시 그린벨트와 맞닿아 있는 약수터가 있고, 도롱뇽 서식 등 보존 가치가 높다는 이유에서인데 수원시는 행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2016년 6월 송죽동에 위치한 구기약수터 앞의 소로를 차량이 회차할 수 있도록 회전교차로 설치가 가능하게끔 선형변경을 결정했다.

당시 시는 해당 구간 인근을 지나기로 계획됐던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 이른바 북수원민자도로의 광교산 관통 구간을 환경 훼손을 막자는 주민 및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영동고속도로 옆으로 구간을 변경했다.

북부민자도로는 수원 장안구 이목동 서부우회도로에서 영통구 이의동 용인~광교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왕복 4차로에 길이 7.7㎞, 폭 20m, 왕복 4차선 도로다.

시는 2008년 동부건설이 주도하는 ‘수원순환도로㈜’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2012년 12월 기획재정부로부터 민간투자 사업심의를 받았다.

하지만 북부민자도로 노선이 광교산 자락을 통과하고, 도로 옆에 광교초등학교와 광교중학교가 개교하면서 사업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다, 도시관리계획변경, 실시계획 인가 등 행정절차를 이행한 뒤 2016년 착공에 들어갔다.

시는 앞서 구기약수터 앞 소로 구간을 북부민자도로의 연결 도로로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북부민자도로의 위치가 변경됨에 따라 이 역시 추진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었지만 시는 구기약수터 앞을 회전교차로 설치가 가능하도록 선형을 변경시켰다.

게다가 선형변경의 사유는 맹지화 방지다.

수원시가 2016년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의 광교산 관통구간을 변경하면서 송죽동 구기약수터 인근을 회전교차로가 설치될 수 있게끔 선형변경을 결정했다. 사진은 구기약수터를 오갈 수 있는 소로(小路) 모습. 사진=김현우기자<br>
수원시가 2016년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의 광교산 관통구간을 변경하면서 송죽동 구기약수터 인근을 회전교차로가 설치될 수 있게끔 선형변경을 결정했다. 사진은 구기약수터를 오갈 수 있는 소로(小路) 모습. 사진=김현우기자

실제 시는 ‘기존 도시계획선에 근접한 토지의 맹지화 방지를 위한 도로규모 및 노선의 변경’이라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 주민들은 북부민자도로의 계획이 변경됐으니 구기약수터 앞 회전교차로 계획도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약수터 인근이 그린벨트 지역으로 1급수에서만 산다는 도롱뇽의 서식지가 있고, 사라져가는 개구리의 개체 확산을 위해 시의 허가를 받아 무상으로 방사하고 있는 민간 시설도 위치해 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40년 넘게 지역에서 거주중인 A씨는 “구기약수터의 수질은 단 한번도 식음불가 판정을 받아본 적 없는 깨끗한 약수터”라며 “인근에 도롱뇽도 살아야 하고, 개구리도 살아야 하는데 환경전문이라는 수원시가 왜 이런곳에 교차로를 설치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선형변경은 개발계획이 세워지면 종종 정해지는 것”이라며 “행정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