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 부모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주범격 피의자인 김다운(34)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강도살인 등 혐의로 김씨를 26일 오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송치되기 전 김씨는 여전히 살해 혐의를 부인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했으며, 추가 범행을 계획한 게 맞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또 경찰은 계획범죄로 의심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일정 부분 계획이 있었는데 제가 죽이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피해자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너무 죄송하고 제가 지은 죄를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중국 동포인 A(33) 씨 등 3명과 함께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 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씨 부모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한 뒤 다음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 창고로 옮기고, 범행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 이씨 동생으로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같은 날 이씨 부모 집에서 이씨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 실종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전환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어 다음 날인 17일 수원 한 편의점에서 김씨를 검거한 뒤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김씨는 특별한 직업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오던 중,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씨 부모들이 많은 돈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 이씨 부모 주거지 외부를 촬영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으며, 한 달 뒤에는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인터넷 카페모임 관계자를 만나 이씨 주변에 대한 정보를 캐내려 하는 등 이번 범행을 1년 가까이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 2월 인터넷 구인광고를 통해 공범 A씨 등 3명을 고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달아난 공범들이 이씨 부모를 살해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그가 강도살인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A씨 등 공범들은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출국해 경찰은 인터폴에 이들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 중국 공안이 검거하면 국내로 송환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정현·정성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