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지정-신규물량 증가… 수지구·기흥구 등 입주율 저조
일부 마이너스프리미엄 형성… 차익 노린 투매에 시세 하락

용인 아파트시장이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던 매물에 마이너스피가 붙거나 미입주가 속출하고, 일부 지역에서 매수세가 따라붙는 등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지난달 1일부터 입주를 진행, 14일 현재 전체 입주율이 30% 미만인 용인시 기흥구 중동 소재 '하우스디동백카바나'(284가구) 전경. 황호영기자
용인 아파트시장이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던 매물에 마이너스피가 붙거나 미입주가 속출하고, 일부 지역에서 매수세가 따라붙는 등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지난달 1일부터 입주를 진행, 14일 현재 전체 입주율이 30% 미만인 용인시 기흥구 중동 소재 '하우스디동백카바나'(284가구) 전경. 황호영기자

지난해 각종 개발호재로 투자열풍이 불었던 용인 아파트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수지, 기흥 등은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던 매물에 마이너스피가 붙거나 미입주가 속출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세가 따라붙어서다.

14일 오후 8시께, 기흥구 중동 소재 신규 입주 아파트 ‘하우스디동백카바나’는 불이 켜진 집을 세기가 더 쉬울 정도로 적막한 분위기였다.

바로 옆 대단지 ‘신동백롯데캐슬에코’(1천902가구)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 이곳은 전체 284가구 규모로 지난달 1일부터 입주를 진행, 이날 현재 전체 입주율이 30%에도 이르지 못했다.

낮은 입주율이 대변하듯 잔여 분양권에 1천만~2천만 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 일부 매물에는 ‘분양가 대비 10%’까지 마피가 붙었다.

인근 부동산업계는 이들 분양권 대다수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용이며, 이들의 투매가 시세하락을 불러왔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12월 기흥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며 대출, 매매가 급격히 얼어붙자 잔금을 치르지 못한 투자자들이 수천만 원 손해를 감수하면서 손을 털고자 한다는 것.

인근 중개업자 A씨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용인 기흥이 서울, 분당 집값 상승의 대체지로 급부상하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등 개발호재까지 중첩, 2천만 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계약금만 걸고 한 번에 2~3개의 분양권을 사들인 투자자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2021년 입주 예정인 인접 대단지인 ‘신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1천187가구)는 100만~200만 원의 무(無)피 매물에 이어 마피도 나오고 있다.

인근 영덕동 일원에서 지난달 말부터 입주 중인 ‘기흥효성해링턴플레이스’도 지난해 3천만 원 수준이었던 프리미엄이 현재 500만~600만 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반면, 기흥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프리미엄 하락에 맞춰 매수세가 반등, 입주 3주차를 맞은 현재 입주율 40%에 근접하며 빠른 물량소화가 이뤄지고 있다.

업자 B씨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기존 단지는 거래가 거의 없지만 신규물량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 중인 수지구나 비규제지역인 처인구는 호가 등락만 있을 뿐 거래는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 전언이다.

처인구의 경우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호재에도, 지난달부터 입주 중인 ‘고림2지구 양우내안에에듀퍼스트’는 500만~-1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혼재하는 가운데 거래는 실종된 상황이다.

수지구 역시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끊기며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용인은 규제지역 지정과 연이은 신규물량 증가 영향에 추가수요 유입이 끊긴 상황”이라며 “투자가 가장 활황이었던 곳 순으로 거래절벽, 시세조정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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