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주택가 등 밀집 지역 미2사단 소속 공격형 헬기 출연
시청 등 민원 쇄도 업무 마비도… 소방서 "미군과 연력 두절 난감"

주한미군이 사전예고없이 야간 헬기훈련을 단행해 의정부시 주민들이 소음 피해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더욱이 시청과 경찰서, 소방서 등 공공기관들도 빗발치는 신고와 항의 민원에 업무가 마비되는 등 피해를 겪었다.

16일 시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의정부시 상공에 코브라 공격헬기(AH-1S/F Cobra) 2기가 출현했다.

이는 의정부시에 주둔한 미2사단 ‘캠프 스탠리’ 소속으로 야간 훈련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 헬기 2기는 지난 15일 오후 10시께 나타나 굉음을 내며 다음날 오전 3시30분까지 5시간 넘게 원을 그리며 저공비행했다.

헬기가 비행하던 일대는 주택가 등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시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등 피해를 겪었다.

또 시민들은 아무런 예고없이 진행된 훈련에 불안감과 더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의정부동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새벽에 창문 밖으로 큰 소음이 들려 잠에서 깨고 보니 헬기가 집 위를 날고 있었다”라며 “전쟁이 일어난게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 나기도 하고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한숨도 잘수 없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시청, 경찰서, 소방서 등 공공기관들도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어느곳에서도 미군의 야간 헬기 훈련을 예고하는 사전통지를 받지 못한데다 폭주하는 헬기 관련 신고나 민원에 속수무책으로 대응해야했기 때문이다.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헬기 관련 항의 전화가 계속해서 들어오는데 미군 헬기가 훈련중인 것만 알고 있을뿐 이외 정보가 없어 불안해 하는 시민들을 위한 어떠한 대처도 할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역시 빗발치는 헬기 관련 신고와 민원에 업무 마비가 발생, 소방활동에 공백이 우려되기도 했다.

이날 재난본부에 헬기 관련 신고나 민원 건수는 총 48건이었으며, 집계되지 않은 헬기 관련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소방서 관계자는 “헬기 관련 신고로 업무 마비가 올 지경이었다”라며 “하지만 미군과는 연락이 닿질 않아 난감한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관계자는 “오늘 비행한 헬기는 일반 헬기가 아니고 공격형 헬기라 시민들의 소음피해가 더욱 심했던 것 같다”며 “통상 미군부대에서 훈련할때는 기밀사항이라며 사전예고를 하지 않아 지자체 입장에서도 알수가 없었다”고 했다.

노진균·김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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