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다수… 어린이·청소년에 악영향 우려 시선
인천 계양구민 "區, 지정취소해야" 강조

17일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서부간선수로 살라리로2번길에 조성된 '박유천 벚꽃길'. 백승재기자
17일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서부간선수로 살라리로2번길에 조성된 ‘박유천 벚꽃길’ 벽화에는 박유천이 그려져 있고 ‘박유천 보고싶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백승재기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유천 벚꽃길’을 존치시키는 것이 타당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서부간선수로 살라리로2번길에 조성된 ‘박유천 벚꽃길’.

박유천 벚꽃길 초입에는 박유천이 검은색 상하의와 갈색 코트를 입고 하얀색 날개를 단채 한 손을 하늘 위를 가리키며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있다.

이 그림 옆에는 ‘박유천 보고싶다’라는 글이 적혀있고, 박유천이 하얀색 하의와 회색 상의를 입고 눈을 감은채 마이크를 잡고 있는 그림도 있다.

이 벽화를 지나면 벚꽃길이 이어지는데 총 1.8km의 길이 가운데 200여m의 길이의 박유천 벚꽃길이 조성돼 있다.

박유천 벚꽃길에는 박유천이 인터뷰·팬미팅에서 밝힌 내용, 자작곡 가사, 드라마 대사 등이 적혀 있는 34개의 석판이 설치돼 있다. ‘박유천을 사랑하는 블레싱유천 회원’의 메시지가 담긴 목판 2개도 있다.

석판에 적힌 박유천의 인터뷰 내용엔 ‘깨끗하고 예의바르게 항상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은 자신을 양보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 ‘배우라는 글자가 더 어울리도록 연기하겠다’ 등이 담겨있다.

박유천 벚꽃길 바로 앞에는 인천계수중학교가 있고, 계산중학교·인천부현동초등학교·계산공업고등학교·계산여자고등학교·인천신대초등학교·계양고등학교 등의 학교가 있다.

또 2개의 유치원과 2개의 어린이공원, 서운체육공원, 계양아시아드 양궁장, 계양체육관 등 어린이들과 시민들의 이용공간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시민들은 박유천 벚꽃길이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학생,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박유천의 마약투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유천 벚꽃길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은계(54·여·서구 청라동)씨는 “박유천 벚꽃길 주위는 온통 청소년들의 공간인데 박유천의 마약투약 혐의가 사실로 나타나면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자아가 확실히 성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8살 딸을 키우는 김보라(35·여·미추홀구 주안동)씨도 “아이들이 박유천이라는 연예인을 통해 마약 등 범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며 “박유천이라는 사람 자체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박유천 벚꽃길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엔 계양구청에 “박유천 벚꽃길에 박유천을 그린 벽화가 있는데 이제는 이 그림을 없애야 한다”며 “박유천이 마약 사건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박유천 그림이 계속 있어야 하냐”는 민원이 제기됐다.

백승재기자

사진=연합자료(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연합자료(기사와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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