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을 찾은 사람들은 이재명 도지사의 슬로건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이 적힌 경기도청 본관부터다. 하지만 경기도민들이 느끼는 정서는 달랐다. 민선7기 경기도정에서 ‘새로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새롭게 출발한 이재명호가 새로운 경기와 공정한 세상을 앞에 내걸고 달려왔음에도 도민들은 과거의 민선6기와 별반 차별성이 없다는 인식들이 깔려있는 조사결과를 만들어 냈고 도 집행부는 이를 느껴야 했다. 이러한 도민 인식 조사결과가 그나마 빨리 나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들에 더 많은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어서다.

알다시피 기존의 민선6기와는 분명 다른 일들이 그간 많았다. 청년기본소득, 지역화폐등 각종 대형사업을 역점 추진해왔던 도 집행부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선 7기 출범 300일을 목전에 둔 현실에서 이재명호는 맥 빠진 결과물을 접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막연히 추측에 의거한 얘기들도 아니어서 뭔가 더한 새로움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 컨설팅 회사가 도의 위탁을 받아 실시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희겸 행정1부지사, 이화순 행정2부지사, 이화영 평화부지사 및 실·국장 등이 얼마 전 4월 확대간부회의에서 도정방향 컨설팅을 보고받은 자리는 아마도 실망 그 자체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컨설팅 회사가 이번 컨설팅 결과 발표를 위해 지난 2월과 3월 각각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고 다른 한편으로 1천2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등을 통해 정량조사를 실시해 오차범위에 대한 의구심도 별반 없던 결과였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결과는 실망스럽기만 했다. 도민들이 느낀 이 지사의 도정 수행에 대해 긍정 48.6%, 부정 43.1%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일이다. 물론 긍정평가 이유도 없지 않았다. 정책추진방향에 대한 긍정이 39.0%로 가장 높았고, 새로운 정책사업이 많다는 이유가 23.3%로 뒤를 이었고 도민 자신들의 삶에 도움 되는 정책이라는 평가에서는 17.8% 정도였다는 통계치를 봐도 그렇다.

하지만 부정평가를 본 당사자들이 실망감을 금치 못할 얘기들은 정책성과 부족이라는 대목에서 31.8%, 내 삶에 직접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이 29.4%나 된 부분이다. 삶에 도움이 안된다는 얘기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고 맥을 같이한다. 결과적으로 시대흐름에는 부합하지만 도정 대표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절반의 응답자가 도정운영 방향과 대표 브랜드 부재에 관해서 무엇에 집중하는지 모르겠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민선 6기와의 차별성도 잘느껴지지 않는다는 인식마저 나왔다면 정책의 수정이 불가피 할 수 있다. 대개의 이런 컨설팅 결과가 모두 반영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상당히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 지사의 말대로 접촉이 문제라면 도민과의 접촉부터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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