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미술관사업소가 첫 소장품 기획전 ‘재-분류 : 밤은 밤으로 이어진다’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오는 12월 15일까지 개최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특화된 소장품 수집을 통해 미술관 고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자 지난 3년간 여성주의 미술을 수집해왔다.

이번 ‘재-분류 : 밤은 밤으로 이어진다’전은 지난 2015년 10월 미술관 개관 이후 지난해까지 수집한 소장품 중 여성 작가 7인의 작품을 선별해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명인 ‘재-분류 : 밤은 밤으로 이어진다’는 소장품을 기획 의도에 따라 다시 분류해 소개한다는 뜻을 담았다.

특히 총 17점 작품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미술에서 주로 재현의 대상이었던 여성을 미술 생산의 주체로 바로 세운다.

회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가 혹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시각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생년에 따라 크게 첫 번째 밤(1940~1950년대 생)과 두 번째 밤(1960~1970년대 생)으로 공간을 구분했고, 전시 말미에는 각 작품에 대한 설명 카드를 배치해 관람객 스스로 작품을 재분류하는 참여 코너를 마련했다.

첫 번째 밤에서는 1980년대 여성 현실을 반영한 사회 비판적 작품으로 주목받아온 김인순과 윤석남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을 직접적인 주제로 삼은 작품과 함께 작가의 개인적인 체험과 순수한 조형성 탐구를 주제로 한 작품들도 접할 수 있다.

지난 1983년 도불한 한순자 작가의 ‘동그라미들’은 원의 형태를 가장 완벽하고 조화로운 미적 대상으로 보는 작가의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밝은 색상과 다양한 크기의 동그라미들이 가진 율동성은 곡선의 부드러움과 생동감을 전달한다.

두 번째 밤에서는 1960년대 이후 출생 작가 9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임선이 작가는 ‘삼초점의 시선 1’을 통해 시각의 불안정함과 불확실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천 장에 이르는 지형도를 쌓아 정교하게 잘라낸 후 사진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실재하는 듯 실재하지 않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지난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송상희 작가의 작품 ‘착한 딸이 되기 위한 몸짓-바른 자세로 앉기’는 여성성이라는 강제된 이데올로기적 권력을 섬세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착한 딸이라는 명목으로 여성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김찬동 수원시미술관사업소장은 “작품별 특징을 발견해 봄으로써 여성주의 미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미술관 홈페이지(sima.suwon.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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