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던 주민들까지 위협 불안… 의정부시 "이번주내로 포획틀 설치"

의정부시 호원동 한 음식점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던 공작새, 금계, 닭 등 30여마리가 야생 들개떼의 습격에 몰살당했다. 사진=독자제공
의정부시 호원동 한 음식점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던 공작새, 금계, 닭 등 30여마리가 야생 들개떼의 습격에 몰살당했다. 사진=독자제공

의정부시 호원동에 야생 들개떼가 출현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목격된 들개떼는 고양이를 물어뜯어 죽이는가 하면 식당에서 키우는 공작새와 닭 등 30여마리를 몰살시키며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2시께 의정부시 호원동 한 아파트단지 CCTV에는 고양이를 단체로 공격해 죽이는 들개떼의 모습이 잡혔다.

촬영된 영상에서 아파트 외부에서 단지로 이어지는 계단을 타고 개떼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개떼는 아파트 주차장 이곳저곳 살피며 어슬렁 거렸다. 이 중 한 마리가 아파트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달려들자 나머지 무리도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공격당한 고양이는 온 몸이 물어 뜯겨 이날 아침 처참한 상태로 숨진채 주민에게 발견됐다.

지난 2월부터 출몰한 이 개떼는 현재 4마리 이상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처음 목격 당시만해도 3마리였지만, 최근엔 1마리가 더 무리에 합류하면서 집단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4마리의 개들중 2마리는 맹견의 일종인 도사견과도 견줄만한 대형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원동 A아파트 관리소장은 “몇달전부터 개떼가 나타나 아이를 데리고 가는 주민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들며 위협하는 등 주민불안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또 최근엔 고양이 무참하게 물어죽이며 공격적인 야생성을 보이고 있어 포획이 시급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개떼는 최근 A아파트에서만 고양이 2마리를 물어 죽여 주민들은 어린 아이들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가외에도 농가와 식당 등도 개떼의 습격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호원동 한 식당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던 공작새와 금계, 닭 등 30여마리가 개떼의 습격을 받아 몰살당했다.

식당 업주는 “개떼가 닭장 주위를 며칠을 맴돌아 하루는 철망을 뚫고 닭 2마리를 죽이고 도망갔었다”라며 “이후 좀 더 강한 철재망을 만들어왔는데 개떼들이 뚫지를 못하니깐 땅을 파고 들어가 키우던 새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또 식당 인근 농가에서도 이 개떼의 습격으로 키우던 조류 수십여 마리가 죽임을 당하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떼 포획이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경찰과 소방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개떼는 쏜살같이 도망가 버리기 때문이다. 또 포획에 필요한 장비 부족 등으로 쫓아내는 정도의 조치만 취해야하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야생성이 강한 들개떼는 다가가면 도망가 버려서 포획에 어려움이 많다. 또 민원이 있는 지역은 주택가라 마취총을 쏠 수도 없는 상태”라며 "현재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 협조를 요청해 이번주내로포획틀 설치 등 들개떼 포획작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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