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숨은 거장 변월룡을 비롯한 김기라, 가나자와 수미, 민성홍, 이수영 등 8팀(명)의 작가 작품 50여점 전시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은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제7회 디아스포라 영화제와 함께 기획전 ‘태양을 넘어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 작가 8명(팀)의 작품 46점을 선보이며, 타국의 이민자로 고려인 디아스포라 삶의 험난한 질곡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변월룡(1916~1990)을 소환하는 것에서부터 김기라, 민성홍, 이수영, 가나자와 수미 등 1980년대 이후 초국가적 현상에 따른 문화 다양성과 혼성, 현 사회시스템에 의해 생겨나는 이주와 경계 등을 다루는 동시대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디아스포라의 현주소를 1, 2부로 구성해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1부 ‘고국으로의 귀환’에서는 지난 한 세기 민족분단과 식민 지배의 한국 디아스포라를 소환하는 주요한 작가로 변월룡의 회화, 판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변월룡은 고려인으로 러시아에서 태어나 교육자이자 예술가로 소련에서 냉전의 시대를 살다간 인물로 북한에 잠시 머물렀지만,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북에서는 버림받았고 남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거장으로 남과 북으로 나뉜 두 조국 어디에도 연을 맺지 못했다. 이러한 이산의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많은 작품에서 이러한 디아스포라의 흔적을 특징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변월룡의 작품 40여점 중 ‘해방 탑으로 향한 길’(1953), ‘조선분단의 비극’(1962) 등 8점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2부 ‘부유하는 태양’에서는 가나자와 수미, 김기라·김형규, 민성홍, 이수영, 임흥순, 코디최의 현존하는 냉전과 분단, 모국의 기억, 국적을 초월한 이주와 경계, 조선족 이민의 기록, 문화 다양성과 정체성의 혼돈 등을 다룬 평면, 영상, 설치 작품들이 전시된다.

주요 작품은 어린 남매의 사투를 통해 이주를 둘러싼 이념대립과 불안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김기라·김형규 ‘세상의 저편-표준화된 시점’, 중국 위구르 자치구의 고려인의 유목적 삶을 현대적 시점으로 재해석한 이수영 ‘서쪽으로 다시 오백리를 가면’, 재일교포 3세로 정체성에 대한 혼돈과 확장성을 담은 가나자와 수미 ‘Number-가족’, 사회시스템에 의해 정주하지 못하고 이주해야 하는 불안한 존재들의 공존과 관계성을 상징하는 민성홍 ‘연속된 울타리: 벽지’ 등이다.

한편 전시제목 ‘태양을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존엄을 바탕으로 국가와 이념은 뛰어넘는 디아스포라와의 공감, 공행, 공존을 향한 글로벌 가치와 이념을 의미한다. 또한 참여 작가들의 시선 안에서 포착된 디아스포라의 희망, 공존과 같은 긍정적 측면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디아스포라를 둘러싼 다층적 의미 안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의 사유 방식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설명 : 오는 24일부터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개초되는 ‘태양을 넘어서’전 안내포스터. 사진=인천문화재단
사진설명 : 오는 24일부터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개초되는 ‘태양을 넘어서’전 안내포스터. 사진=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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