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여전히 삐걱댄다. 올해에는 각종 경제지표가 나아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여전히 취업률은 개선될 조짐이 없다. 필자는 교수라서 작금의 상황이 더욱 걱정된다. 물론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경제활력을 만들어 취업률을 올리려고 창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유니콘기업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유니콘기업이란 비상장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2019년 5월 현재 한국의 유니콘기업은 쿠팡, 배달의 민족, 비버리 퍼블리카 등 8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의 고용을 보면 비록 유니콘기업이라 할지라도 고용창출은 기대이하이다.

2018년기준 누적가입자 1000만명을 보유한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toss)앱을 비즈모델로 하는 핀테크기업 비버리 퍼블리카의 경우 2019년1월 현재 종업원은 172명이다. 전화가 필요없고 결제가 간편하며 일반 음식점도 배달이 가능하도록 한 비즈모델을 영위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으로 잘 알려진 우아한 형제들의 경우 2018년 12월 현재 종업원은 750명이다. 지난해 11월 손정의 펀드로부터 2.3조원을 투자 받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쿠팡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 기업중 유일하게 데카콘기업에 근접해 있다. 데카콘답게 고용창출도 다른 유니콘 기업에 비하여 크다. 2018년말 현재 약 6천여명을 고용했다. 물론 여기에는 쿠팡 배송을 전담하는 직원들까지 포함되어 있으나 어쨌든 고용창출규모는 제일 크다.

그밖에 다른 유니콘기업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즉 유니콘기업을 만드는게 정책의 목표이고 창업자의 로망인데 전자의 경우는 고용창출을 기대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창업가의 성공을 말한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유니콘기업의 경우 고용창출이 기대이하인 경우가 많다. 특히 IT 기반 비즈모델의 경우는 더욱 기대이하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창업을 통한 고용창출 정책이 잘못된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그러나 창업정책의 우선순위는 지금처럼 헬리콥터 살포식으로 뿌리는 것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를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먼저 규제완화를 통한 창업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 우리의 경우 프랑스나 영국에 비하여 상당한 수준의 규제정책을 여전히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규제정책은 혁신적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는 금융서비스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금융관련 규제기능을 기존의 정부부처에서 떼어내 새로운 기관을 설립해서 담당하게 하였다. 그 결과 금융스타트업분야에서 발군의 성과를 내고 있다.

두 번째로 4차산업 기반의 제조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앞에서 본 유니콘기업은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경우 IT기반이다. 물론 여기서도 고용창출이 안된다고 볼수 없으나 기대이하의 고용창출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제조업을 통하여 고용창출을 증대시키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제조강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정부가 차세대먹거리 육성분야로 바이오헬스분야를 육성하기로 한 것은 비교적 좋은 전략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 분야는 규제가 많은 분야이다. 앞에서 설명한바와 같이 규제완화가 병행하지 않는다면 역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세 번째로 공정경쟁을 위한 기반을 더욱 다져야 한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승자독식의 상황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은 경쟁인데 창업분야에서 이러한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페이스북 등 이른바 미국의 빅5기업이 최근 10년간 인수한 기업이 430여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기업가치는 2019년1월 현재 3조5천억달러이다. 영국의 GDP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에서 보듯이 이들 공룡은 경쟁자 없는 시장에서 M&A를 통해 기업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이러한 비숫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창업시장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M&A가 필요하다. 그러나 M&A가 오히려 독자성장을 하여 고용창출을 할수 있는 기회를 더욱 줄이고 있지 않은가를 지금 시점에서 한번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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