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앱으로 쉽게 성매매 경험...다수 콘돔 사용 안해 낙태 강요
성매수자들 사진 등으로 협박… 피해에도 신고 못하고 전전긍긍

청소년 성매매가 일부 가출 청소년에 한정됐다는 통념은 깨진 지 오래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50%가 재가 청소년이다. 첫 성매매 유입 나이는 갈수록 어려져 초등학생인 경우도 8%에 육박한다. 이들의 90%가 채팅앱을 통해 성매매에 유입된다. 그러나 앱을 이용한 성매매 단속은 여전히 요원하고 범죄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는 반면 현행법은 성착취를 당하는 청소년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중부일보는 청소년 성매매의 실태와 현행 법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①늘어나는 청소년 성착취…아이들이 위험하다

성착취가 만연한 청소년 성매매가 심각한 수준으로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주최한 ‘채팅 앱 매개 청소년 성착취 현황과 대응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된 ‘사이버 상담 분석으로 본 채팅앱 매개 청소년 성매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내담 청소년 10명 중 1명꼴로 성매매 경험이 있었다.

특히 가정과 학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가출 청소년 5명 중 4명은 성매매에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주로 ‘잘 곳이 없어서(35%)’ 성매매에 유입됐다.

그러나 ‘가출한 비행청소년이나 성매매를 한다’는 통념은 깨진 지 오래다.

십대여성인권센터의 2018년 청소년 성매매 현황 연구에 따르면 성매매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가출 경험이 없는’ 사람이 절반(52%)을 넘어설 만큼 ‘가정 내 청소년’의 성매매 현상도 다수 보고된다.

최초 성매매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인권위에 따르면 성매매를 처음 경험하는 청소년 평균 나이는 만 15.7세다. 초등학생에 불과한 ‘13세 이하’도 전체의 8%에 달했다.

문제는 이러한 청소년 성매매가 착취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실제, 인귄위 자료에 따르면 성매수자로부터 부당한 경험을 당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80%이상으로 나타났다.

‘약속한 만큼의 돈을 주지 않았다(53%)가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심지어 ’금품(돈)을 빼앗겼다‘는 청소년도 많았다.

더욱이 이러한 청소년들은 성병, 임신 위험에서 특히 취약하다.

성매수자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61%)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기인해 ’성병 등에 감염된 경우가 있었다(47%)‘,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가 있다(7%)‘, ’낙태를 강요하였다(2%)‘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성관계를 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피임이 등한시될수록 청소년 임신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청소년 성관계와 임신중절은 현재까지 유의미한 통계조차 없다.

이렇게 피해를 입어도 도움을 청하기 쉽지 않다.

성매수자에게 피해를 당한 청소년 중 절반 가까이(48%)가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꺼려져서(32.4%)‘가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 최근 사건들을 보면 성매수자들이 ’입막음용‘ 영상과 사진을 찍은 뒤 성매매를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일이 빈번하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관계자는 “조건만남 매수자에게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며 “청소년 성매매에 있어 청소년 개인에 대한 문제 인식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 수준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경민기자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