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는 오산의 ‘산’, 수원의 ‘수’, 화성의 ‘화’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그래서 이들 3개 이웃 도시는 행정구역에 구애받지 않는 실효성 있는 상생 교류방안과 협력사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산수화 상생협약’을 체결한 이후 부쩍 가까워진 경기 수원· 화성· 오산시가 이번에는 지역 농식품 교류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말이 행정구역의 차이지 실제로는 생활권이 거의 같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 탓이 무엇보다 크다. 그래서 수원시농업기술센터와 화성의 정남농업협동조합, 오산의 잔다리마을공동체 농업회사법인이 어제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로 수원로컬푸드직매장에서 농식품 입점제휴 협약을 체결한 것도 낮설지 않다는 생각이다.
예전 같으면 이러한 먹거리의 교환이나 공유는 얼마든지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을 얘기다. 이번에 협약체결도 마찬가지란 판단이다. 산수화 상생협약의 후속조치로 이뤄진 이번 협약에 따라 정남농업협동조합과 잔다리마을공동체는 수원로컬푸드직매장에 입점해 안전하고 우수한 농식품을 수원시에 공급해 벌써부터 큰 인기다. 단지 홍보가 미흡한 탓에 아직 많은 주민들이 못 찾고 있는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있다. 이웃한 지방정부가 지닌 특산물과 자랑거리인 즉, 정남농업협동조합은 콩류·보리쌀·흑미·찹쌀·수수·참깨 등 잡곡류를, 잔다리마을공동체는 두부·콩가루·콩물·볶음콩 등 콩 가공식품을 판매할 예정인데 우리 역시 이번 협약이 수원·오산·화성 간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농식품을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렇게 서로에게 우수한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로컬푸드직매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실제로 주민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왜 진작부터 이런 일들이 없었던 것인가. 어쩌면 그중의 하나는 단체장들의 정치적인 이유나 더 솔직하게 보자면 괜한 지역의 고집과 측근들에 의한 집단적 이익도 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쯤에서 이 세 지역이 더 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술적이고 편의적인 그러니까 지금같은 농식품 교류를 아무 때 이고 어디에서든지 가능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진보적 행정을 얘기하고 싶다. 사실 서로 간에 불편한 일들이 겹쳐있는 지역 아닌가.
화성의 장묘시설과 수원의 비행장 이전등 굵직한 문제부터 경계지역 조정에 이르기까지 수면아래부터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 있다. 드러내 놓고 말만 못할 뿐이지 실제로 단체장들이 한 방에 몇 일 씩이라도 모여 머리를 맞대면 실상 못할 일도 아니다. 물론 짐작하기로 주위를 둘러싼 여러 이익집단과 위로는 정치적인 얘기들이 맞물려 망설이거나 어느정도의 영향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성향이 커 보이는 이유에서다. 떨어져 있는 지방정부들도 별별 이유를 대 상생을 논하는 현실이다. 하물며 경계가 붙어있는 이 세 지역이 힘을 합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실용적인 행정을 위해서라도 실사구시의 행정이 필요한 현실이다.
- 기자명 중부일보
- 입력 2019.05.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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