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연구원과 업무중복"… 여협·여성연대 등 일제 반발 "성평등 지원 역할 강화해야"
경기도 "용역 안나와… 섣부른 판단"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연합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연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오는 8월 경기도 본청 및 산하 25개 공공기관의 조직개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산하기관의 통폐합을 암시하는 발언(중부일보 5월 14일자 2면보도)을 한 가운데, 도내 시민단체들이 발언에 포함된 경기가족여성연구원의 통폐합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지사가 민선 7기 성평등 경기도를 만들것을 공약했으나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할 경기가족여성연구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업무 중복이라는 이유로 필요성을 의심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자주여성연대 등 시민단체 ‘경기여성네트워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도 성평등정책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 자명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과 타 기관과의 통폐합 논의를 중단하길 요구한다”고 전했다.

경기여성네트워크는 “경기도 인구 4명중 1명은 1인 가구이고 여성 가구주는 꾸준히 증가추세로 이중 약 33%는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 미만으로 자립기반의 필요성이 시급하며,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노동의 약 77%는 여성이 감당하고 있으며 여성과 남성간 임금격차 또한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도록 통계자료를 내 놓고 있는 등 성별간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연구원의 역할 강화를 주문해야 하는 시점에서 통폐합을 논한다는 건 합당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13일 오전 ‘도-공공기관 간부회의’에서 경기가족여성연구원의 경기연구원과의 업무 중복 여부를 언급하며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공공기관도 공직이고 공무를 수행하는데 잘하고는 있지만 개선할 점 많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연구원이 이미 연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따로 여성 및 가족 분야를 전담하는 연구원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는 도가 지난해부터 민선7기 도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도 본청과 산하기관들의 조직개편 연구용역을 진행, 오는 8월 최종 결과 발표를 3개월 앞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산하기관의 통폐합을 암시하는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경기여성네트워크는 오히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역할을 더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도의 성평등정책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협업창구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을 상정하고 여성·가족분야 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역할수행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도는 조직개편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도의 조직개편을 위한 연구 용역의 목표는 산하기관 간 통폐합이 아니라 조직의 효율화”라며 “8월까지 진행되는 도 산하기관에 대한 조직개편 연구 용역 결과가 아직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성욱기자/sajikok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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