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연탄불에 노릇노릇 구워진 생선을 어머니는 먹기 좋게 가시를 발라 주시고, 도톰한 생선살을 건네곤 했다. 그런 어머니의 생선구이는 이젠 엄두도 못낼뿐 아니라 가스 불이 아닌 연탄불을 찾기란 더욱더 어려운 시절이 됐다.

수소문 끝에 지인의 소개로 청계산 신구대식물원 인근에 연탄 생선구이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한달음에 옛 그리움의 ‘사랑이네 연탄불 생선구이’를 찾았다. 이곳은 모둠생선구이, 생선조림, 그리고 보쌈으로 유명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요란했다. 각종 방송에서 이미 맛 집으로 소개된 탓이다. 주차장 입구에는 주인장이 카페를 하기 위해 들여왔다는 2층 버스와 두 마리 대형견이 손님을 먼저 반긴다. 그리고 착한 가격에 또 한 번 놀란다. 1인 1만1천 원에 모둠생선과 보쌈을 푸짐하게 곁들일 수 있다.

모둠생선구이는 당연히 연탄불에 구워서 나온다. 노릿하면서 아삭한 맛이 남녀노소 누구나 밥도둑으로 만들고 있다. 구이는 인원에 따라 종류가 추가된다. 기본적으로 고등어, 삼치, 조기가 나온다.

여기에 인원에 따라 최종 생선 6종으로 고등어, 삼치, 임연수, 가자미, 꽁치, 조기까지 모둠생선구이로 나온다. 많이 갈수록 다양한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다는 뜻. 여기에 갈치구이, 병어구이까지 추가하면 말 그대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바다 생선들을 다 모아 놓은 셈이다.

모둠은 구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이가 싫다면 생선조림을 선택해도 좋다. 조림 역시 크기에 따라 고등어, 삼치, 조기가 섞인 중간(2~3인용) 크기와 가자미가 추가된 대자(3~4인용)로 나뉘어 제공된다. 별도로 추가되는 병어조림과 갈치조림도 맛있다.

식사는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본 공깃밥(1천 원)을 시작으로 돌솥밥(2천 원), 곤드레돌솥밥(4천 원), 몸에 좋은 대추·밤·버섯·콩 등이 듬뿍 들어간 영양돌솥밥(5천 원), 무와 굴의 환상의 조합을 이룬 무굴돌솥밥(8천 원)까지. 각자의 식성대로 선택하면 된다. 다소 가격이 있으니 선택에서 신중을 기해야 할 듯하다.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면 구이와 조림 그리고 보쌈도 추가하면 산해진미가 다 모이는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어머니 손맛이 제대로 배인 배추전과 10여 가지 밑반찬이 더해지면 “배불리 먹었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가족들과 함께 제대로 옛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사랑이네 생선구이’를 추천한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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