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천명 '정부 성토' 집회 불구 '친목모임·정치색 짙은 행사 변질'… 집회후 인터넷카페 중심 불만글
일부 '인천2호선 연장 흡족' 지적… "정파적 행위 아닌 본질 집중해야"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집값 걱정과 교통 문제를 호소하는 검단 신도시 주민들이 뛰쳐나와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집회처럼 현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고 형식적인 집회를 한다면 애들이라도 집에 두고 올껄 그랬습니다.”

25일 오후 인천시 서구 완정동 인대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최모(33)씨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1년 전 전세로 살다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자가로 이사한 뒤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를 챙겨보고 있다”면서 “순수한 의도로 모인 줄 알았는데 정치색이 짙어 그냥 귀가할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검단신도시 입주자총연합회 등은 주민 1천여 명과 서울지하철 5호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확정 등을 외쳤다.

이들은 지난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천지하철 2호선 검단~일산 노선 등을 연장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본질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검단신도시를 살리는 기본적인 교통망은 서울 5호선 유치인데 중요한 정부는 이에 대해 또 다시 지방자치단체의 협의사항으로 미뤘다. 이게 과연 잘한 정책 발표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같은 주민 요구 사항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날 집회가 형평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집회 이후 검단 주민들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 등에는 “현 정부에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비판과 대책 요구보다는 집회분위기를 친목 모임 성격으로 이끄는 듯 보였다”, “인천지역 정치인 등에게 검단신도시 반발은 별 것 아니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주민들이 분열되기 보다는 중립적인 집회가 될 수 있도록 정치색이 담기면 안된다” 등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 “벌써 인천 2호선 연장 노선에 흡족해하며 이 공을 정치인의 공로로 돌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반감도 드러냈다.

주민들은 집회 인구가 몰리면서 빚어나는 일부 부정적인 의견은 배척하고 본질을 흐리지 말 것을 조언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정파적 행위를 하지 않고 본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말자”며 “각자 집회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검단신도시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며 이 때 방향을 잘못 잡으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라고 말했다.

조현진기자/chj86@joongboo.com

인천 검단신도시. 사진=인천도시공사
인천 검단신도시. 사진=인천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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