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의 중서부와 북동부가 미국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대표적인 공업지대였으나, 1970년 이후 높은 코스트로 제조업체들이 아예 문을 닫거나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남서부로 이전하는 등 점차 쇠락의 길로 가게된 이 지역을 Rust Belt(사양화된 공업지역)라 하며, 미국의 매 대선에서도 크게 이슈가 된 러스트 벨트가 제조업몰락을 의미한 계기를 깊게 되새겨 보자.

러스트 벨트 지역은 일찌기 철강 산업이 크게 발전한 지역으로 특히 피츠버그는 1800년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을 주로 생산했으며, 1875년에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까지 제철소를 건설하고 1901년에는 제이피 모건이 카네기의 제철소를 사들여 연합철강(US Steel)으로 성장시켰고 시(市)는 미식축구팀 마저도 ‘스틸러스’라 이름 지어 한국인 혼혈 선수인 하인즈 워드가 이 팀에서 와이드 리시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인근 디트로이트 시는 1903년에 포드, GM, 크라이슬러사 등에서 대규모 생산라인을 건설해 한때는 매일 같이 굴뚝에서 연기가 난다는 표현으로 ‘smoky city’라고 불리어지기도 했다.

차제 제조업 몰락의 참담함에서 혁신적 경제정책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New Deal)정책”의 예를 들어 보면, 1929년도부터 시작된 미국의 지나칠 정도의 과잉 생산과 높은 실업율은 1939년까지 지속된 경제의 극 하강국면으로 이를 대공황(Great Depression)이라 했다. 이런 계기가 산업화된 미국을 비롯 서방국가들이 겪은 가장 어려웠던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발단은 미국이었으나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생산위축과 노동자에겐 가혹한 실업난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했던 그 디플레이션의 실제를 말한다.

당시의 어려웠던 점은 실업률 지표에서 말해 주었듯 미국의 경우 3%에서 공황 이후인 1933년엔 25%로 급 상승했고, 농업부문을 제외하면 37%에 이르러 경제적인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당시 대공황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으며, 기업가들 마져 1929년 초까지 “번영의 대로”에 올라가 있다고 했고, 심지어 1928년 대통령 당선자인 후버까지도 후보수락 연설에서 “미국의 번영은 무한히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적이었다.

미국의 대공황은 1929년 9월에 접어들면서 주식시장이 출렁대기 시작했으며, 투자분석가와 주식브로커들은 유통시장의 요동을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안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제조회사들이 생산한 제품판매는 물론 완성품 출하마저 지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자율적으로 조정되는 시장경제’라 주장했으며, 일반 국민들 마져 이를 신봉하고 있었으나 그 믿음은 오래가질 못했다.

서구 사회에 엄청나게 충격을 준 역사적인 대 사건으로 대공황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이었던 제32대 루즈벨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대공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존 케인즈로부터 유효수요(Effective Demand)의 제고라는 “오늘날 우리의 실정과는 좀 다른” 경제 위기극복 조언을 듣고 실시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뉴딜정책”이다. 이는 일반근로자들에게 소득을 높여 그들을 중산층으로 만듦과 동시에 소비를 활성화 시켜 수요와 공급을 일정하게 만들어 경기를 부양하는 즉, 유효수요 정책의 제고를 의미하는 ‘뉴딜정책’은 루즈벨트가 1933년부터 1939년까지 연방 정부의 활동 영역을 확대하며 단행한 경제적 구조 및 산업과 재정 등에 실시한 혁신적 경제정책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1~2년 사이 산업위기 대응 특별 지역으로 지정된 러스트 벨트지역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가도를 달려왔던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배후 지역까지 심각한 경기침체로 당면한 로스트 벨트 현상을 극복해야 하는 혁신적 경제정책으로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안마련과 4.0시대에 신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우리 실정에 적합한 ‘한국형 新 뉴딜정책’의 수립이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20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말에, 오래 전 미국 제조업의 러스트 벨트가 타산지석이라 생각된다. 세계적 경제 전문지인 ‘2015년 Forbes의 기준’에서 제시한 기업하기 좋은 조건과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법인세의 인상과 노동유연성의 부족, 규제개혁에 미온적,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고용마져 어렵게 만드는 데엔 이해당사자들이 하루 속히 머리를 맞대 혁신적 경제정책 마련에 진력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 교수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