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피해자로 보지 않는 사회적 인식이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다.”

십대 청소년의 성범죄 피해를 지원하고 청소년의 성인권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조진경(50) 대표가 말했다.

조 대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는 성착취인데도, 성매수자가 이후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거나 잘 곳만 제공해도 아이들을 ‘스스로 성을 판’ 범죄자로 여기는 경향이 만연하다”며 “현행법은 피해를 입은 청소년이 스스로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되는 구조가 권력관계의 우위를 보여준다”며 “성매매가 빈곤, 불평등한 기회, 차별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고 발했다.

조 대표가 있는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이런 성착취 피해 청소년을 위한 많은 일을 한다.

먼저, 아동·청소년성보호법과 시행령에 근거해 법률의료심리지원단을 꾸리고 있다.

그는 ”우리 단체는 운영위원, 법률지원단, 의료지원단, 심리치료사들이 사이버 또래상담사업과 위기청소년교육센터, 성매매 피해 아동, 청소년 대상 전문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성착취에 피해입은 아이들이 성매매로 처벌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아간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활동 현장에서 성범죄 피해 학생을 만나다 보면, 생각보다 도움받을 수 있는 창구를 잘 모르더라“며 ”움츠러든 아이들은 제때 의료·법률·상담 지원을 받지 못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몇 되지 않는 인원으로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가해자들은 한층 더 교묘해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올해 9년 차에 접어든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지난해 11~12월 성착취 청소년에 관해 설명하고 대중의 이해를 돕는 전시 ‘오늘’을 열며 약간의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년 가까이 성착취 문제에 대한 일을 계속해왔지만 늘 대중의 공감에 자신이 없었다“며 ”이 주제는 늘 논쟁적이었고 피해를 드러내는 일은 양날의 칼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두려운 마음으로 대중 앞에 섰을 때는 늘상 의도를 의심받고 지지보다는 비난과 지탄을 받아왔으나 해당 전시는 꽤 폭발적이었다“며 ”피해를 드러내는 것보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기다림, 혼자가 아니라 다수니까 포기하지 말라는, 우리의 관심이 ‘상처받은 아이들’에 있음을 대중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이 길을 가줄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신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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