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네이버 결정에 기쁨

경기도 성남의 네이버 본사. 사진=연합 자료
경기도 성남의 네이버 본사. 사진=연합 자료

네이버가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일원에 건립하려던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을 중단했다.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2년 가까이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어 온 가운데 네이버가 먼저 데이터센터 건립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다.

16일 용인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13일 시에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중단하게 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회사의 피치못할 사정으로 안타깝게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9월 기흥구 공세동 산 30번지 일원에 데이터센터와 R&D(연구개발) 센터를 포함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시에 사업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산업단지 물량심의를 자진 취소했다.

이후 네이버는 지난달 10일과 11일 데이터센터 예정부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주민들이 설명회장 앞에서 조성 반대 집회를 열어 설명회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부지가 공세초등학교와 주거지 사이에 위치해 입지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해왔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와 비상전원공급장치인 디젤발전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네이버에 시설물 정보에 대한 자료 공개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네이버 측은 국립전파연구원과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지난해 말 춘천 데이터센터 '각'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일반 가정집의 전자레인지보다 낮은 전자파 수치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또 디젤 발전기는 매연저감장치(DPF)를 적용해 대기 질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한다고 밝혀왔지만 끝내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화학공장이나 쓰레기 소각장 같은 유해시설과는 거리가 멀다"며 "공세동과 함께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같은 네이버의 결정에 대해 시는 14일 데이터센터 건립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지만 이후 네이버와 새로운 기회가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민들은 네이버의 결정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윤연섭 네이버 DC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은 "데이터센터 건립 중단에 대해 당연히 기쁜 마음"이라며 "초등학교 옆에 데이터센터가 입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형욱기자/factche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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