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안양에서 복면을 쓴 채 10대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도주하던 피의자를 붙잡은 김영명(22)씨는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5시께 A(27)씨는 안양시 동안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10대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쫓기고 있었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도주하던 A씨는 지난 21일 오후 6시40분께 수원 팔달구 한 길거리에서 붙잡혔다.
그를 추격하고 제압한 이는 다름 아닌 김씨다.
당시 김씨 시야에는 허겁지겁 도망치고 있는 A씨가 들어왔다.
A씨를 쫓던 경찰이 도움 요청을 하자, 김씨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김씨는 A씨를 따라 100m가량 추격전을 벌였고, 끝내 A씨를 제압했다. 곧바로 쫓아온 경찰관은 A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더욱이 김씨는 올해 초부터 경찰이 되기 위해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시민사회에 더욱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김씨는 "A씨를 쫓던 경찰 분이 달려오시는 걸 보고 몸이 먼저 반응해 쫓았다"며 "훗날 경찰이 된다면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를 검거한 데는 신고자 최태호(31)씨의 공도 크다.
퇴근 중이던 최씨는 우연히 길거리를 배회하던 A씨를 발견한다.
최씨는 더운 날씨임에도 검정색 후드티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온 몸을 가리고 있는 A씨가 의심스러웠다.
급히 차를 세우고 관련 언론 보도를 확인한 최씨는 A씨가 용의자라고 판단,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최씨는 "7개월 된 딸을 키우는 아빠여서 평소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었는데, 퇴근 길에 우연히 A씨를 보고 신고했다"며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으며, 딸한테 자랑거리가 하나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최근 '복면 쓴 남성이 성추행을 하고 도주하고 있으며, 흉기도 들고 있다'는 내용이 SNS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시민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씨와 김씨의 도움 덕에 경찰은 하루 만에 A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이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씨와 김씨를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하고 표창과 신고보상금을 수여했다.
허경렬 청장은 "범인을 신고하고 경찰을 도와 범인을 추격해 검거한 것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체치안의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 경찰은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안전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4월부터 범죄예방이나 범인 검거에 기여한 시민 또는 단체 가운데 모범 사례를 선정해 '우리동네 시민경찰'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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