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유신고 이성열 감독. 사진=노민규기자/

“유신고 선수들, 코치진, 그리고 학부모들 모두가 함께 일궈낸 값진 우승입니다.”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서 챔피언에 등극한 이성열(64) 유신고 감독의 우승 소감은 간단명료했다.

올해로 고교야구팀 감독만 33년째를 맞이한 이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왕중왕전 결승전서 마산 용마고를 10-4로 꺾으며 팀을 우승시켰다.

국내 고교야구 감독으로 30년 이상 역임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부임 내내 효율성 높은 선수관리와 특유의 뚝심으로 유신고를 전국수준의 레벨로 올려놓으며 탄탄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 감독은 ‘국민감독’으로 불리는 김인식(72) 감독을 자신의 선배이자 은사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김 감독님께서는 제 고교 9년 선배고 은사님이자 지금까지도 팀 경기 운영에 있어 아낌없이 조언을 주고 계신 감사한 멘토”라고 말했다.

굵직한 전국대회마다 좋은 성과를 거둔 이 감독은 유신고를 ‘야구 잘하는 고등학교’로 만들었다.

오랜 이력이 증명하듯 각종 대회서 많은 우승을 경험한 그였지만 유독 황금사자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번 대회서는 선수들, 코치진, 그리고 학부모들이 하나가 돼 그토록 바라던 황금사자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예나 지금이나 팀을 운영하면서 지키는 원칙이 있다. 그것은 학년과 상관없이 실력으로만 선수를 기용한다는 것이다. 고학년이라고 자만하지 않고 오직 내부 경쟁에서 당당히 이긴 선수만이 경기장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황금사자기 결승전서도 그랬다. 이 감독은 선발 투수로 1학년 박영현을 등판시켰고, 승부가 갈린 5회 말에도 1학년 정원영을 대타로 내세워 우승 초석을 쌓았다.

이 감독은 한국 고교야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황금사자기대회가 끝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오는 4일부터 열리는 2019 청룡기대회를 또 준비해야 한다. 주말에만 열리는 경기일정 탓에 감독, 코치, 선수들, 심지어 학부모들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일정이 좀 유순하게 정책적으로 개선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984년 첫 고교감독으로 덕수상고(현 덕수고)에 부임해 1986년 청룡기대회서 팀을 우승시킨 후 광주진흥고(1988~1992)를 거쳐 1995년부터 수원 유신고 감독직을 맡고 있다.

또 오는 8월에 부산시에서 열릴 제29회 세계청소년(18세 이하)야구선수권대회 한국대표팀 감독으로도 선정됐다.

김경수기자/2k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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