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말하면 문화 불모지로 인식된 인천광역시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는 얘기다. 국립 문화시설이 전혀 없는 인천에 국립박물관이 잇달아 건립되는 소식에서다. 알려진대로 해양수산부는 어제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8월 중 실시설계 공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곧 머지않은 시간에 박물관이 바로 들어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생각해 볼 때 삼면이 바다인 우리의 사정을 고려하면 전혀 의외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 들어서는 인천해양박물관은 월미도 갑문매립지에 총사업비 1천81억원을 들여 건축 연면적 1만7천㎡, 4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낯설지가 않아 보인다.

후년에 착공이 들어가면 이듬해인 2023년 말 준공해 인천시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찾을 수 있는 박물관이다. 물론 이와 유사해 보이는 박물관이 도처에 산재해 있지만 이번에 인천에 들어서는 박물관은 명실상부한 국립박물관으로 그 격이 다르다. 다시말해 우리나라 항만 물류의 역사와 관련된 연구자료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과 해양환경·해양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코너 등으로 구성돼 차별성이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간에 왜 이런 문화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들이 없었을까. 물론 인천시는 2002년부터 국립해양박물관 유치를 추진했지만 예비타당성 통과와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던중 2년전부터 수도권 100만 서명 운동을 펼치고 같은 해 12월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사업 부지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인 끝에 국립 해양박물관 유치라는 결실을 보게 된 과정을 갖고 있다. 수도권에는 사실상 인구에 걸맞는 박물관이 그리 많지 않다. 이번에 세워지는 인천해양박물관도 수도권 첫 국립 해양박물관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전국 18곳에서 국립·사립·공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인구 절반인 2천500만명이 사는 수도권에는 유독 해양박물관이 없었던 탓이다. 그래서인지 시는 체험 학습장 역할은 물론 내국인·외국인 관광객에게 해양역사를 알리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여기에 문자박물관도 센트럴파크 1만9천㎡ 터에 건축 연면적 1만5천㎡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어서 겹경사로 인천시가 부풀어 있다. 무려 9백억원이나 드는 문자 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건립하는 것으로 올해 10월 착공한다. 그동안 간간히 입소문으로만 알려진 문자박물관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유·무형의 전 세계 문자 자료를 수집해 전시 콘텐츠로 구성하고, 문자를 통해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갖추게 된다. 사실상 현대사회에 있어 문맹은 글자를 못 읽는 것이 아닌 이미지를 못 읽은 탓이 크다. 그래서 인지 이러한 박물관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 보다 크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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