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감 때마다 이동… "피로 누적" vs "효율성 추구" 엇갈려

광주경찰서 경찰관들은 지난 9일 배우 강지환 씨를 성폭행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강씨는 분당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조사를 받았다.

유치장을 통합해 운영하는 ‘광역유치장’ 제도 때문이다.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06년부터 ‘광역유치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역유치장은 상대적으로 입감 인원이 적은 경찰서의 유치장은 폐지하고, 인원이 많고 지리적으로 중심에 있는 경찰서를 지정해 유치장을 운영하는 제도다.

매해 입감 인원이 감소하며 모든 경찰서에서 유치장을 운영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유치장에 투입되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도입됐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대상자나 수배자, 주거나 인적이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 등을 유치장에 입감시킬 수 있다.

현재 유치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찰서는 경기남부지역 총 31개서 중 수원남부·수원서부·안양동안·성남수정·분당·부천원미·안산단원·시흥·평택·용인동부·여주·김포경찰서 등 12곳이다.

그외 19개 서는 유치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조직폭력사범이나 시위사범 등 피의자가 다수로 입건될 경우에만 임시로 유치장 문을 열고 있다. 또 압수물품을 임시로 보관하거나 견학용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광역유치장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한편에서는 광역유치장의 장점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든다.

경기지역 한 경찰관은 “최근 추세로 보면 모든 경찰서에서 유치장을 운영하면 입감 인원보다 상주 직원이 더 많은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며 “효율성을 따졌을 때 광역유치장이 적합하며, 관리 인원도 집중돼 있어 내부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적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입감할 때마다 수십km를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토로한다.

경기지역 한 형사는 “밤 늦게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수십 km를 달려 피의자를 광역유치장에 입감시키고 다시 근무지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피로가 누적돼 다음 근무까지 영향이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광역유치장이 도입되면서 인력이나 비용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갈수록 유치장 입감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특정 경찰서에서만 운영하는 광역유치장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경찰서 유치장. 사진=연합
경찰서 유치장.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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