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치사슬(GVCs; Global Value Chains)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OECD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이 특정한 한 국가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국가로부터의 자원과 노동 자본 등의 본원적 요소가 결합되어 생산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가치사슬 개념은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기업의 비교우위를 분석하기 위해 도입한 것인데, 사슬은 가치를 창조하는 일련의 활동으로 구성되며 기업에서의 가치사슬은 생산 초기단계에서 생산의 마지막 단계까지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물론 상품 기획과 디자인, 그리고 영업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때 일련의 활동이라 함은 물류투입, 운용및생산, 물류산출, 마케팅과 영업과 같은 본질적 활동과 기업의 인프라, 인력관리, 기술개발, 구매조달과 같은 지원 활동이 있다.

1960년대 이후 각 국가들은 세계 경제가 급속하게 통합되는 과정에서 국가별 산업별로 발생하는 생산의 파편화와 수직분업화 현상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 들어서는 중국 경제의 급격한 부상과 더불어 선진국에서는 산업공동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그런 가운데 글로벌 무역 불균형 문제 특히 미국과 중국 간에 발생하였던 무역 적자와 흑자 구조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해외로 수출됨으로써 유발되는 부가가치 중에서 많은 부분이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의 관련 기업에 의해 창출되고 있어 기존의 수출입 통계를 이용한 경상수지에 기반을 둔 측정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것이 글로벌 가치사슬 분석과 동 분석에 기반을 둔 부가가치기준 무역(TiVA; Trade in Value-Added)이다.

한 국가의 산업이 자국은 물론 다른 국가의 산업과 연계되는 과정은 크게 두 방향으로 파악될 수 있는데, 한 방향은 생산을 위해 중간재를 구입하면서 맺는 것이며 이를 후방연관효과라고 하고 다른 방향은 생산한 제품을 다른 국가의 생산 활동에 중간재로 판매하면서 맺는 것으로 전방연관효과라고 한다. 기술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을 분석하는 것은 이러한 각 국가의 산업이 다른 국가의 중간재로 수출하고 다른 국가에서 중간재를 수입함으로써 생산 과정에서 상호 연결되는 공급사슬을 부가가치로 전환하는 것인데, 세계산업연관표(ICIO; Inter-Country Input-Output Table)를 활용하여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후방 측면의 글로벌 가치사슬은 중간재를 구입함으로써 자국은 물론 해외에서 유발되는 부가가치를 통해 사슬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사슬에서 어떤 국가가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할당받기 위해서는 산업구조가 보다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되어 있어야 하고 제조업 생산구조에서 사용하는 중간재의 국산화와 서비스화가 필요하다. 전방 측면의 글로벌 가치사슬은 중간재를 해외에 판매함으로써 유발되는 부가가치를 통해 사슬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사슬에서는 중간재를 해외에 많이 팔수록 해외에 의해 유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나타나지만 그만큼 해당 국가의 산업이 해외 생산에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이고 대외 수출 비중이 높은 경기도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와 부품 그리고 제조장비의 국산화 고급화와 함께 설계, 디자인, 컨설팅, 시장조사, 법률, 회계 등 사업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산업과 생산 구조의 서비스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핵심 소재부품과 제조장비의 국산화와 고급화는 수입대체를 통해 국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물론 수출품이 대체가 쉽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 됨으로써 해외의 여건 변동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경제의 서비스화는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은 물론 전자산업과 같은 첨단 제조업 제품의 수출을 통해 창출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할당받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정부와 학계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연구개발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권태현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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