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최근 북부간선도로 신내 IC와 중랑 IC 사이 500m 구간 상부에 인공대지를 만들고, 주변을 포함하여 7만5천㎡ 대지에 주거, 여가, 일자리가 결합된 컴팩트 시티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 중심의 1천호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공원, 보육시설 같은 생활 SOC, 일자리와 관계된 업무·상업시설을 입지시켜 지역의 자족기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춘선 신내역과 향후 개통 예정인 6호선 신내역, 면목선 경전철역 등 세 개의 전철이 만나는 교통중심지가 될 것을 고려해 대중교통 중심의 개발을 유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도로와 철도 공간의 입체적 활용사례가 많지 않다. 지난 2017년 11월에 운영을 시작한 ‘시흥 하늘휴게소’는 외곽순환고속도로 도리 JCT와 조남 JCT 사이 본선 상공에 휴게소를 설치했다. 휴게소 기능 외에도 버스 환승정류장과 자동차 공유서비스 제공 등 고객 맞춤형 복합휴게시설 기능이 갖춰져 있다. 분당∼수서간 도시고속도로 덮개공원은 올 하반기에 개통될 예정인데 도로 일부구간을 덮어서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로의 입체활용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경부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양재 IC∼한남 IC 6.4㎞ 구간을 지하화하여 도로 상부공간을 공원 및 커뮤니티 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인천 IC∼서인천 IC 일반도로화 사업과 연계하여 서인천 IC부터 신월 IC까지 11.66㎞를 지하화하여 상부공간은 공원 및 일반도로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철도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경인선 백운역 생태공원과 오류동역 문화공원 사례가 있다. 인천 백운역 생태공원은 법성산, 부평아트센터, 백운공원,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생태축 연결을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공원면적은 4천230㎡로 지난 2016년 4월 개장했다. 경인선 오류동역 인공데크 문화공원은 오류동 행복주택 아파트 신축과 연계하여 부족한 녹지공간 확보를 위해 7천430㎡의 공원을 만들었다. 철도의 입체활용을 위해 검토되고 있는 사업 중 경인선 철도 지하화사업은 선거 때마다 이슈가 되곤 한다. 철로변 소음·진동 피해 저감, 도심지역 남·북간 단절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자 하나 사업비가 6조5천563억 원으로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있어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도로 및 철도 공간을 활용한 사례는 대부분 녹지공간을 확보해 왔는데 많은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만큼 보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도로공간의 입체적 활용을 통한 미래형 도시건설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도로 상공과 하부 공간에 민간이 문화, 상업 시설 등 다양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도로에 관한 규제를 일괄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입체도로 개발구역제도 도입 및 도로공간 활용 개발이익환수금 신설 등 입체도로 제도 도입을 위해 도로법 개정 및 관련 지침의 정비를 진행해 왔다. 20대 국회에서는 도로의 상·하부 공간과 그 주변지역을 연계하여 개발하기 위한 입체개발사업의 추진 절차, 지원 등을 정한 ‘도로공간의 입체개발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발의되어 있다. 법안에 의하면 국토교통부장관과 시·도지사는 입체개발구역을 지정하고 개발계획을 수립하며, 사업시행자를 지정하여 입체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입체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 배분하여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에게 입체개발부과금을 부과·징수한다. 입체개발부과금의 50%는 주택도시기금에, 40%는 해당 입체개발구역이 속하는 시·도에, 10%는 해당 시·군·구에 귀속시킨다는 내용이다.

입체적 공간 활용을 통해 도시를 창의적으로 재생하고, 소규모 주택정비사업과 공동주택 관리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도로 공간을 활용하여 문화·관광 공간을 조성하고 도로 지하 및 상공 공간에 환승시설 구축도 가능해진다. 우리의 도시는 높은 지가로 인해 필요한 시설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주차장, 공원 등 역세권 기반시설의 부족, 도시 단절에 따른 교통 및 보행 불편, 기반시설의 노후화 등 도시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로?철도 공간의 입체적 활용을 적극 검토할 때이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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