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이 강경 일변도로 폭주하는 아베 총리에게 과거 문제를 반성하고 한일 관계를 회복하라고 직언을 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가 부메랑이 되어 일본으로 되돌아가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내 변화된 기류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전히 우리 반도체 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3개 품목 수출금지 조처는 지속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어떻게 변화되던 확실하고 분명한 것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조치가 답답하고 분노할 일이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라는 점은 확실하다.

국내 중소기업들 중에 이미 국산화에 성공하고도 자금지원의 여력이 없어 생산화 되지 못한 부품?소재들이 조명되고 있다. ‘폴리이미드’라는 소재는 일본산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확보하고 양산 체제도 구축했다고 한다. 일본산 대신 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해당 대기업 임원의 자신감 있는 인터뷰가 희망적이다. 또한 일본 기술력에 2년 정도 뒤진다는 첨단 반도체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소재도 국내 대기업들이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고순도 에칭가스도 연내 국산화를 공언하고 연말까지 시제품을 만들고 내년 상반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기회에 일본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장기 전략에 돌입했다. 일본 수입산에 익숙해 기술개발에 여유를 부리거나 방심했던 것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기술 독립을 하겠다는 의지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어 있다. 언젠가는 일본을 반드시 넘어서야 하고 지금의 위기가 이를 촉진하는 발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집중과 투자, 지원을 통해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우리 경제가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다만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해 규제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이 침해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 점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간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관련 법을 강화했었는데 이번에 한시적으로 바꾸면서 재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정된 조치라고 강조하고 기본 틀을 유지하되 꼭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만 규제완화 조치를 맞춤형으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노동자나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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