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커뮤니티에는 일본에서는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글이 게시됐다.

댓글에는 중국이 사드보복으로 한국관광을 멈췄을 때 전혀 몰랐던 것과 비슷하다며 사드보복과 불매운동을 연관짓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시민들만 느끼는 편향적인 시각이다.

사드보복 당시 인천의 많은 제조업들은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혀 한동안 경제적 궁핍을 겪었다.

또 중국과 가장 인접한 도시라는 인천의 관광인프라도 일시적이지만 수축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현재 일본에 대한 경제 보복조치로 한국은 일본상품이라면 안 먹고, 안 입고, 안 타는 분위기가 확산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모른다지만 사실상 통계수치는 이를 증명한다.

한국 수입맥주 시장에서 지난 10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일본 맥주, 지난달에 비해 수입액이 45% 감소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천달러로 벨기에와 미국에 뒤쳐졌다.

올해 상반기 일본의 맥주 수입액은 2, 3위를 압도했을 뿐 아니라 월별 수입액에서도 1위를 내어준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특히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던 유니클로와 일본의 대표적인 브랜드 무인양품도 매출액이 급감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카드매출액은 불매운동 이전보다 70%, 무인양품은 58% 감소했다.

렉서스와 도요타 등 일본 수입차도 지난달 2천674대가 팔렸지만 전달보다 32.2% 감소한 수치다.

한국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냉소적이던 일본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똑똑해졌고, 조직화됐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번지고 있는 불매운동이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결속되면서 잘못된 정보로 발생하는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움직임도 뛰어나다.

또 반일감정 프레임을 걷고 성숙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취지도 눈에 띈다.

더이상 불매운동이 싸움과 증오의 파편이 아닌 평화를 위한 새로운 문화운동으로 받아 들여질 때다.

유정희 인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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