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 31개 시군 전수조사 결과 올해에만 100여건 개최·계획… 1회 평균예산 1천800여만원
일자리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며 경기도 내 각 지자체가 채용박람회를 사실상 매월 열고 있다.하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채용박람회가 보여주기식으로 전락하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가 ‘의무적’, ‘실적 채우기’식으로 운영하는 채용박람회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1.채용박람회 ‘월례행사’
도내 지자체들 사이 우후죽순으로 퍼진 채용박람회가 도마에 올랐다. 지자체가 1회당 평균 1천800여만 원에 이르는 예산을 들여 채용박람회를 개최하지만 정작 성과는 저조해 관행적으로 여는 ‘월(月)례행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부일보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각 지자체가 개최키로 한 중대규모(구인 참여업체 20개 이상) 채용박람회만 40회로 확인했다. 여기에 대다수 지자체가 매달 여는 소규모박람회(구인구직 만남의 날)까지 합하면 최소 100건 이상이 올해 개최됐거나 개최될 예정이다. 사실상 매월 크고 작은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들 박람회를 개최하는데 드는 비용은 수백~수천만 원에 이른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1회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데 1억6천만 원의 예산을 쓰기도 했다. 중부일보가 각 지자체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산시가 지난 4월25일 개최한 ‘오산시 채용박람회’ 예산은 200만 원으로 가장 적고, 고양시에서 지난 5월16일 연 ‘청년일자리박람회’는 1억6천만 원의 예산이 들었다. 또한 소요예산 집계가 가능한 박람회 57회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1회 개최시 드는 평균비용은 1천884만 원이다. 도내에는 올해에만 3천만 원 이상 소요되는 채용박람회가 10회 이상 계획돼 있다.
이렇듯 다수 지자체가 2천만 원 가량의 세금을 들여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성과는 저조하다.
채용인원수 집계가 가능한 소·중·대규모 채용박람회 49건을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채용규모는 1회당 평균 33.95명(총 1천664명)으로 1개 업체(전체 1천186개사)당 1.4명꼴로 채용했다. 1인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50~6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수천만 원이 드는 채용박람회가 우후죽순으로 열리는 배경은 관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취업난이 전(全)사회적인 관심인 데다 과거부터 해왔으니 별다른 ‘의심’없이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지자체들은 고질적인 고용·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시흥시 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여러 지자체에서 매월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는 것은 고질적인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채용박람회 성과에 대한 별다른 진단 없이 지속 개최하는 현황을 지적했다.
전봉걸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채용박람회 1회당 채용인원이 30~40명 규모라면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며 “다른 지자체도 하니까 하는 식으로 검토나 진단 없이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면 자칫 실효성 없는 관행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명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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