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인계동’ 지명을 딴 ‘용범이네 인계동껍데기’가 돼지껍질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지 4개월 만에 구축된 전국 가맹점포는 120개에 달한다. 김승용(34) 김승용FS 대표는 “인계동껍데기를 시작으로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가격접근성을 낮춘 새로운 프랜차이즈 구조, 3세대 프랜차이즈를 실험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용범이네’ 시리즈는 그가 추구하는 3세대 프랜차이즈의 코드네임이다.


◇뉴트로 감성 소환…입소문 타= 수원시청 인근 뒷골목, 보색대비를 이룬 빨간색과 초록색의 네온사인이 화려하다. 간판 아래 매장 입구는 자개장이, 카운터는 공중전화가 지키고 있다. 물병은 시중에 판매됐던 주스가 담겼던 유리병이다. 분식집에서 마주하던 초록물방울무늬 플라스틱 그릇들까지…. 그렇다. 1980~90년대 감성 소환.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뉴트로 감성’ 매장으로 입소문이 난 용범이네 인계동껍데기 본점의 풍경이다. 여기 더해 벌집 모양으로 칼집을 낸 대표 메뉴 ‘벌집껍데기’와 달고나를 누를 때 사용하는 듯한 돌판은 가성비와 가심비를 채운 인계동껍데기만의 시그니처다.

직원들은 두꺼운 석쇠 위에 놓인 벌집껍데기를 동그란 돌판으로 찍어 눌러서 굽는다. 어느 한 구석 모자람이 없는 쫄깃하고 고소한, 돼지껍질의 무한변신이다. 그 고소함이 물릴 무렵 한상 가득 차려진 콩고물, 카레가루, 소금, 초장, 명이나물, 갈치속젓, 쌈장 등을 덮어 질릴 틈 없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혹시라도 돼지껍질을 즐기지 못할 손님들을 위해 ‘항정껍데기’, ‘꼬들살’, ‘오겹살’ 등의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뒷골목 공략 적중 120개 가맹= 이는 최근 몇 개월 새 폭발적으로 가맹점이 늘어난 까닭이기도 하다. 물론, 가맹점주의 창업비용 부담을 덜어낸 김 대표의 경영철학도 빼놓을 수 없다. 인계동껍데기는 가맹점주에게 가맹, 교육, 인테리어 등을 내세워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식·부자재 납품조항을 강제하지도 않는다. 다만, 매출의 3%를 로열티로 받는다. 연매출 1억 원을 올리는 가맹점이 연간 본사로 보내는 비용(수익)은 단 300만 원인 셈이다.

김 대표는 “요즘 가맹사업은 가맹점이 잘돼야 본사도 살 수 있는 구조”라며 “뉴트로 디자인도 최소한의 인테리어 비용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돌이켰다.

전국의 거의 모든 주요 상권에 진출한 인계동껍데기의 확장 요인은 외곽과 골목을 노린 데 있다. 비싼 월세를 피하면서도 ‘상권 구석’으로 소비자들을 불러낸 것. 이같이 인기를 끌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가맹모집은 80개로 제한할 예정이다. 모든 가맹점들의 생존을 위해서다.

“앞으로 추진하는 모든 프랜차이즈는 인계동에서 기획되고, 실험될 겁니다. 본진이자 테스트베드인 셈이죠. 인계동은 20대 초반 요식업에 입문한 저를 바닥부터 끌어준 기회의 장이자, 경기남부의 최대상권이죠. 폭넓은 소비 스펙트럼과 함께 피드백이 빠른 이곳은 또한 도전의 장이기도 합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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