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평가지수 미달' 통보… 24일까지 소명절차 후 결정
학교 "도교육청 대책 마련을"

오산 세마고등학교 정문. 사진=네이버지도
오산 세마고등학교 정문. 사진=네이버지도

경기도 내 자율형공립고(이하 자공고)인 오산 세마고등학교와 남양주 와부고등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방침이 비평준화 지역 자공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자사고처럼 큰 반발은 없을 예정이나 이들 학교도 연착륙을 위한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과 학교들에 따르면 오산 세마고와 남양주 와부고는 최근 도교육청으로부터 자공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 기준 점수에 미달해 재지정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공고는 2010년부터 고교 다양화 정책의 일환으로 학교에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돼, 도의 경우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된 읍면동 등에 설립·운영 중인 학교다. 현재 세마고와 와부고를 비롯해 도내 총 11개 학교가 자공고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청은 오는 24일까지 학교 측으로부터 의견과 소명을 듣고, 이후 절차를 거쳐 최종 재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앞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은 안산동산고에게 일반고 전환 결정이 내려진 것처럼 이들도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방침과 맞물려 비평준화 지역 자공고도 자사고와 마찬가지로 내신 점수가 만점에 가까워야 입학이 가능하다는 등 학생 서열화를 부추기고, 입시 위주의 홍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이번 평가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도 공립고 특성상 별도 대응은 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다만, 자공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됨에 따른 지원 문제 등에 대해서는 도교육청 측이 대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학교 측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예산이다. 현재 자공고의 경우 교육부와 도교육청으로부터 평균 6천만 원의 재정지원을 받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당장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와부고 관계자는 “현재 자공고 운영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예산 지원이 줄어드는 만큼 활동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며 “2~3년간 경비를 지원해주는 등 연착륙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학생 선발 방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비평준화 지역 자공고인 만큼 두 학교 모두 도내 전체를 대상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지역인재전형’으로 입학생 일정 비율을 학교가 위치한 지역 학생들로 선정할 수 있었지만, 일반고 전환 이후에는 이 같은 전형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세마고 관계자는 “현재 시에서 예산지원을 받는 만큼 지역인재전형으로 오산시 학생들을 30% 우선선발하고 있는데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이 같은 규정 운영에 제한이 생기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무래도 관내 학생들 합격률이 낮으면 지역 학교로 곤란한 부분도 있다 보니 학생 선발과 관련해 교육청 측에 추가 대책 등을 논의하자고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안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학교 측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자사고와 마찬가지로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공고에 대한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