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관리에 대한 우려와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내에서 적극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했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사람들이 바로 일본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후 원전의 재가동 가능성이 나오고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나오자 도쿄 시내 중심에 있는 원자력규제청 앞에 모여 재가동 반대와 오염 중단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국민들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동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백번 규탄 시위를 벌이는 것보다 훨씬 의미와 파급력이 클 것은 분명하다.

또한 이는 일본인들 스스로 후쿠시마 인근의 농?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인들이 후쿠시마 산 수산물을 경계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는 솔직한 말도 하고 있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일본 외에 한국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을 것을 인정하고 그러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우려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손자에게 먹일 수 없는 농?수산물을 반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일본 사람들조차 방사능으로 인한 농?수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일본산 수입 식품의 방사능 검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류나 커피, 초콜릿가공품, 농산물, 건강기능식품 등 모두 17개 품목이 확대검사 대상이다. 세슘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기준을 강화하고 엄격하게 적용하여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모두 이처럼 방사능 공포가 팽배한데도 일본 내 극우세력들은 오염수 방류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오히려 내년 도쿄올림픽에 불안하면 오지 말라는 막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런 식의 적반하장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일이다.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종목이 있고, 후쿠시마 산 농산물로 선수들을 먹이겠다는 계획도 발표되어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의도가 다분하지만 방사능으로부터 결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일본이 세계 각국의 선수들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자국의 이미지 개선만 신경 쓰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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