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천515억원 활용 밝혀… e음카드 캐시백 부족금 등 사용
내년 상반기 이자 등 포함 반환

인천시가 매립지 주변 지역의 발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해야 할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8일 올해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인천e음카드 캐시백 부족분 등을 메꾸기 위해 매립지특별회계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시는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인해 지방세가 1천246억 원이 감소하였고 구월농산물 도매시장 준공이 지연됨에 따라 세외수입이 1천224억 원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산매각수입 1천145억 원을 추가 세입에 편성하고 부족한 재원은 매립지 특별회계의 여유재원, 예비비 가운데 1천515억 원을 사용하고 내년 상반기 내 이자 등을 포함해 매립지 특별회계로 반환하겠다고 했다.

올해 추경에서 매립지 특별회계가 사용되는 부분은 인천e음카드 캐시백 부족분 456억 원,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공사 기성금 1천59억 원이다.

그러나 인천시가 매립지 특별회계의 의문을 갖는 세출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제2차 추경에서는 서구지역의 열악한 환경문제로 공식 출범한 클린서구 환경시민위원들이 해외시찰 경비로 2천만 원이 매립지 특별회계로 사용됐다.

매립지를 포함한 서구 지역의 환경 개선을 위해 출범한 의의는 있으나 민간인의 국외여비까지 세금이 사용된 것이다.

올해 본예산에서는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위해 예산 2억5천만 원이 투입됐는데 서구가 북부권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용역 비용의 일부가 아닌 전액이 매립지 특별회계로 사용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서구지역 정치권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이학재(인천 서구갑) 국회의원은 “지금 인천시에서는 매립지 특별회계 여유 자금 2천억 원 가운데 약 1천500억 원을 다른 용도로 일단 쓰겠다고 하는데 2천억 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할 곳에 지출하지 않고 묵혀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이는 인천시가 매립지 주변 지역에 지원해야 할 일과 추진해야 할 사업을 충실히 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서구갑 지역위원장도 “인천시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예산이 부족하다면 시 금고에서 우대금리를 받아 단기 차입해 사용하거나 지방채 발행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민들은 매립지 특별회계의 사용을 실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검단에 거주하는 A(여·42)씨는 “매립지 특별회계 비용의 사용은 영향권 지역 사용을 원칙으로 함으로써 우선적으로 우리 지역의 요구사항을 항목별로 공문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인천시에서 자금 지원을 어디에 사용하라고 지시가 내려오는 시스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청라 주민 B(31)씨도 “매립지 특별회계는 서구 주민들이 30년 넘게 피해를 감내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며 “특별회계는 사업을 추진해야 할 목적이 명확한 별도의 예산인데 사용 후 반환한다는 것은 편법”이라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세입 감소로 인해 재원대책을 마련한 것이며 매립지 특별회계의 예비비 예수금은 내년 1분기 안에 이자를 포함해 전액 반환함으로써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진기자/chj86@joongboo.com

인천시청. 사진=연합
인천시청.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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