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300개 단지 이전 놓고 주민 반발에 결론 못낸채 답보
평택항·군산항 적극 노력 대조

전라북도 군산항과 경기도 평택항이 중고차 수출단지 사업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중고차 수출의 터줏대감격인 인천항이 위기를 맞았다.

빠르게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타지역 항구와 달리 수년째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을 두고 씨름하고 있는 탓이다.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군산항은 최근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사업이 기재부의 재심의를 통과했다.

남은 절차는 기재부 보조금 관리위원회 심의로, 이 단계만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완공될 경우 중고차와 중고 건설기계, 중고 농기계를 모두 취급하는 국내 첫 복합형 매매단지가 되면서 중고차 유치 경쟁의 강자로 자리잡게 된다.

평택항 역시 시 차원에서 중고차 수출부지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중고차 수출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른 지역 항구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그간 중고차 수출 산업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인천항의 위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송도유원지 일대에 300여개 중고차 수출업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출단지를 인천항에 조성하는 사업을 놓고 수년째 관계기관과 주민 사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송도유원지는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장기 미집행 시설로 내년에 일몰제가 적용돼 중고차단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대체할 중고차 수출단지 부지로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된 지역은 인천 남항 인근 부지(40만4천㎡)와 내항 4부두(13만7천㎡)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멈춰선 상태다.

최근에는 주민 내부에서도 찬성 입장과 반대 입장이 갈리면서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모두 여론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신세다.

시 관계자는 “기관간 협의는 끝났고 주민 동의만 얻으면 되지만 결론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다”며 “최근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해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이대로 있다가는 중고차 물량을 빼앗길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주민 여론을 무시하고 진행할 수 없어 난처한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현재로서는 언제쯤에야 상황이 해결될 지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윤진기자/koala0624@joongboo.com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