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결정적인 실책 2개에 힘입어 5-4 승리…박민, 끝내기 희생타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연장 10회말 박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며 5-4로 승리한 한국 이주형 등 선수들이 홈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행 희망을 되살렸다.

이성열(유신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벌어진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박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한국에는 극적인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반면 일본은 결정적인 실책 2개로 '막장 드라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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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연장 10회말 한국 박민이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뒤 두 팔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0-2로 끌려가던 8회 말 일본의 실책에 힘입어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약속의 8회'였다.

선두타자 이주형(경남고)의 중전 안타에 이어 김지찬(라온고)의 기습번트 타구가 투수 미야기 히로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내야안타가 됐다.

박주홍(장충고)의 투수 앞 느린 땅볼에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해 한국은 1사 2, 3루의 동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한국은 장재영(덕수고)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남지민(부산정보고)의 타구마저 선상으로 깊게 수비 범위를 잡은 3루수 이시카와 다카야 정면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시카와가 1루를 향해 길게 뿌린 송구가 원바운드가 되면서 1루수 니라사와 유야가 뒤로 빠뜨렸다.

그 사이 한국은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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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8회말 2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한국 남지민의 내야 땅볼 때 일본 3루수 이시카와 타카야의 1루 송구가 빠지면서 득점에 성공한 한국 이주형과 김지찬이 더그아웃에 들어와 팀 동료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회 말 2사 1, 2루에서 김지찬의 안타 때 2루 주자 강현우(유신고)가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결국 승부는 연장 승부치기(무사 1, 2루에서 공격을 시작)에 돌입했다.

한국은 연장 10회 초 일본의 다케오카 류세이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2-4로 뒤져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의 실책으로 다시 일어섰다.

한국은 10회 말 무사 1, 2루에서 박주홍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투수 하야시 유키가 1루에 악송구한 틈을 타 2루 주자 이주형이 홈을 밟았다.

장재영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베이스를 꽉 채운 한국은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신준우(대구고)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승부는 4-4 동점이 됐다.

한국은 박민(야탑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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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연장 10회말 박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며 5-4로 승리한 한국 소형준(왼쪽) 등 선수들이 마운드 위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포효하고 서로를 얼싸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별리그 성적을 반영해 1승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오른 한국은 전날 대만에 2-7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지면 결승행이 좌절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집기 승리를 거두고 2승 2패로 결승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한국은 7일 낮 12시 미국과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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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6회초 한국 소형준이 이닝을 마무리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수의 진을 치고 일본을 맞은 한국은 에이스 소형준(유신고)이 6회까지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6⅔이닝 7피안타 2실점 호투로 에이스 칭호에 걸맞은 피칭을 펼쳤다.

이어 이주엽(성남고), 이승현(상원고), 최준용(경남고)이 무실점으로 9회까지 버티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마지막 투수로 연장 10회 초 1사 2, 3루에서 투입돼 2점을 내준 허윤동(유신고)이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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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1회말 일본 선발 투수 사사키 로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고교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는 선발 등판했으나 제구 난조 속에 1이닝 만에 물러났다.

최고 시속 163㎞의 빠른 공을 던지는 사사키는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혀 이번 대회 내내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이날 한국전에 처음 등판했다.

사사키는 1회 말 선두 타자 이주형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제구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김지찬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사사키는 박주홍에게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진 뒤 좌익수 뜬공으로 힘겹게 잡아냈다.

사사키는 김지찬의 2루 도루로 이어진 2사 2루에서 장재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최고 시속은 153㎞를 찍었다. 총 19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개뿐이었던 사사키는 2회 말 니시 준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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