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은 누가 보지 않더라도 묵묵히 실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화성시 송산동에 거주하는 개인 택시기사 서문태(62)씨의 말이다.

서 씨는 지난 8월22일 수원시내에서 탑승한 손님(78)이 뇌경색 증상을 보이자, 대학병원으로 긴급히 이송해 탑승객의 생명을 구했다. 뇌경색은 뇌의 혈관이 막혀 뇌의 일부가 죽는 병으로 시간을 지체하면 할 수록 위험하다

주로 고혈압으로 발생한 혈전이 원인인데, 증상 발생 시 3시간 이내 치료를 받지 못하면 뇌출혈로 사망하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된다.

서 씨는 손님의 거동을 불편해하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이에 대해 묻던 중, 손님이 뇌경색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것을 알게됐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가족과 먼저 상의하고 싶어 입원권유를 뿌리치고 수원터미널에서 유성가는 버스를 타려한다”는 승객의 말을 들은 서 씨는 손님에게 치료가 시급함을 알리고, 곧바로 병원으로 차를 몰아 수술을 받도록 조치했다.

서 씨는 “승객과의 대화에서 이미 발병된지 2시간여가 지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돼 지체 없이 병원으로 향했다”며 “방송등 에서 뇌경색 치료의 골든타임이 3~4시간이라는 것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승객의 불편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늘 거동이 불편한 승객, 짐이 많은 승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평소에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으면, 차를 세운 후 문을 열어드리고, 짐을 받아드립니다. 제가 젊었을 때 매일 아침마다 고령에 불편한 몸으로도 문앞까지 배웅 나와 용돈을 쥐어주시는 아버지가 생각 나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서 씨는 지난 2012년 처음 택시회사에 취업해 7년여간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지난 7월 개인택시로 영업중이다. 과거, 공장을 운영했던 서 씨는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수년간 기부를 했던 이력이 있다.

그는 “늦은 나이에 택시운전을 처음 시작해보니, 택시운전사는 불친절하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민감하게 느꼈던 것 같다”며 “이런 인식을 바꿔보고 싶어 친절한 택시기사가 되자는 마음을 먹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택시를 하면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만큼, 앞으로 봉사활동도 적극적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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