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8평 1대·47평형 2대 무료… 소형평수 주민들 차별 대우 지적
사무소 "주차혼잡 막고자 실시"

성남 분당 상록우성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지도
성남 분당 상록우성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지도

“아파트에서 놀이터, 지하주차장 등은 공동이 사용하는 공간인데 평형에 따라 주차비를 차등해 받겠다는 것은 대형평형에 살면 어린이 놀이터도 2명은 이용이 무료고 소형평수에 사는 이들은 추가 비용을 내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상록우성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52)는 이같이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들어 해당 아파트 역사상 처음으로 평형별로 단지 내 주차비를 차등해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지만 A씨와 같은 일부 소형 평형 거주자들은 이같은 차등 주차요금 부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16일 상록우성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입주자대표들은 지난해 9월 입주자대표회의를 열고 단지 내 주차비 부과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총 1천762세대 중 816세대가 의견을 표시했고 그중 562세대가 찬성, 올 2월 1일부터 주차비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당시 결정된 주차비 부과 안은 23~38평형은 1대 무료 주차에 2대부터는 대당 월 3만 원을 받고 47~58평형의 대형평수는 2대 무료 주차, 3대 주차 시부터 월 3만 원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38평형 주민들이 23평 거주자들과 똑같이 3만 원을 부과하는 것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 서명부까지 제출하는 등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입주자대표들은 추후 회의를 거쳐 올 3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최종안을 내놓고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확정된 주차비 부과 안은 23~38평형에 대해 1대 무료 주차를 제공하고 2대 주차 시부터 큰 평형일수록 주차비를 5천 원씩 삭감하는 것이다.

23평형은 3만 원, 26평형은 2만5천 원, 32평형은 2만 원, 38평형은 1만5천 원씩 내는 식이다. 47~58평형의 대형평수는 기존과 동일하다.

우여곡절 끝에 주차비 부과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소형 평수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평형별 주차비 차등징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다.

A씨와 같은 평형에 거주하는 B(35)씨도 이 사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B씨는 “주차비로 모인 금액이 차를 많이 가진 적은 평수에 사는 사람들에게 쓰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차가 많은 사람들은 주차비를 많이 내는데 독립적인 주차공간이 확보된다거나 이런 것들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주차 공간 부족으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주차비 부과가 결정된 사항이며 주차비는 주차 혼잡을 유발시키는 세대에 대한 비용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전체 아파트 단지 주차대수가 2천54대인데 등록된 차량만 2천700여 대에 달해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며 “주차비 징수는 주차 혼잡비용의 의미이며 주차비 수익금은 주차와 직접 관련되는 곳에 쓰인 뒤 나머지 금액은 관리비를 차감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factche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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