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百姓)의 삶이 힘들고 고단한 이때에 나라의 왕(王)은 한 신하(臣下)에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 덕(德)을 향해 어질고 착한 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라의 번영과 국방(國防)에 힘써야 한다. 중국 삼국지에 촉(蜀)나라 유비와 오(吳)나라 손권 그리고 위(魏)나라의 조조가 등장한다. 위나라 조조는 영토 확장을 위해 북방 변방(邊防)의 오환족을 정벌(征伐)하려고 신하들과 회의를 했다. 이때 불안감을 느낀 반대파 신하들이 조조가 군사들과 오환족에 쳐들어갔을 경우 오나라와 촉나라가 쳐들어올지도 모르니 우리 위나라를 비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극구 반대하였다.

하지만 조조는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히 출정해 오환족을 속전속결로 정복하고 돌아왔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조조는 신하들을 모두 불러놓고 자축하며 상(償)을 내렸다. 그런데 전쟁터에 함께 나가 오환족을 점령했던 장군들에게만 상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정벌을 극구 반대했던 신하들에게도 똑같이 포상(褒賞)을 내린 것이다. 실은 정벌 때 반대했던 신하들은 유배(流配)나 죽음에 처할 것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포상을 내리니 의아(疑訝)하며 당황했다. 이때 조조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환족의 정벌은 위험한 도박이었다. 나는 운이 좋았고 하늘의 도움이 있었다.

오환족을 차지한 조조는 자신을 되돌아 보고 신하를 다스리는 때를 알기 때문이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 영국이 영토(領土)수호 의지의 단호한 행동을 보여준 사례는 1982년 4월 2일 일어난 포클랜드 전쟁이다. 영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영토를 침범한 아르헨티나 군에 맞서기 위해 단 3일만에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정책 검토 결정 출병(出兵)까지 해냈다. 지구의 남쪽 끝 남극 가까이 1만2천km바다를 밤낮으로 항해하여 18일만에 도착 71일간의 전투는 아르헨티나의 항복을 받아냈다. 갑자기 일어난 포클랜드 전쟁은 영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을때였다. 대처 여성 총리는 전임 노동당 집권5년 동안 깊어진 영국 병(病)을 치유하느라 국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였다. 경제는 거대 국유기업들의 계속되는 천문학적인 적자와 함께 통제 불능상태로 급격히 늘어나던 사회 보장제도 부담으로 난파(難破)직전이였다.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은 어려운 상황속에서 결정되었다. 북대서양과 남대서양 파도를 넘어 갈 수 있는 곳 외딴섬 포클랜드였다. 제주도6.5배인 곳에 겨우 1천847명이 살고 있었다. 영국 언론 표현에 의하면 부는 바람밖에 없는 작은섬을 찾기 위해 떠났던 것이다. 포클랜드를 침략했던 아르헨티나의 레오폴도갈티에리 장군의 군사독재 정권은 인기 하락의 궁지(窮地)를 벗어 날 묘수로 영국과 오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말비스군도(포클랜드의 다른 이름)를 점령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는 패전으로 끝나고 결국에는 대처 총리를 도와준 꼴이 되고 말았다. 당시만 해도 영국 언론들은 영국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는 섬 그 외 여러 악조건을 봤을 때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는 패배 분위기가 영국 국민들을 불안케하였다. 그러나 악조건의 세력이 떨어져 약하다던 영국군의 명랑해전은 승리의 닻을 올렸다.

철의(鐵衣)여인 대처 총리의 리더십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어렵던 영국 경제에 희망을 주었다. 대처의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은 국가적 위기를 반전(反轉)시킨 결정적 순간이었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고 했듯이 나라가 위기에 처 했을때 유능한 지도자의 정책(政策)이 빛났던 것이다. 정책 수행 능력에는 미래의 희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진나라 진시황제가 죽자 간신(奸臣)조고는 어리석은 2세 황제에게 사슴을 갖고와 폐하(陛下)를 위해 귀한 말(馬)을 바친다고 했다. 2세 황제가 저게 어떻게 말이냐고 묻자 조고는 주위 신하들에게 사슴이냐 말이냐 물었다. 조고의 위세(威勢)에 눌린 모든 신하들은 말이라 대답했다. 성실히 사는 사람은 자신을 제일 무서워 한다 남을 속일 수 있지만 자신을 속일 수 없는 까닭이다.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다. 하늘에 그물이 없는 것 같아도 어느 하나 놓치는 법이 없다.

이명수 동두천문화원향토문화연구소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