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미달학생 평가 관련, 각 학교마다 자체진단안 제시… "열등생 낙인 교육적 옳지않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연합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연합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도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식의 기초학력 진단은 절대 시행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7일 이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티타임을 갖고 “단순 평가를 통해 기초학력이 부진한 아이라고 학생을 낙인찍고 열등감을 주는 것은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과 중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교육청은 내년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표준화된 도구로 초등학교 3학년생은 읽기·쓰기·셈하기 능력, 중학교 1학년생은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에 더해 국어·영어·수학 교과학습능력을 평가하겠단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3월 교육부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겠다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내놓은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일각에서는 ‘일제고사’를 부활시킨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으나, 지난해 중학교 3학년생과 고등학교 2학년생 중 일부를 표집해 진행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도교육청은 일제고사 형식만 취하지 않을 뿐 각 학교에 자체 진단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개별 학생들에 대한 능력을 평가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이 어느 분야에서 부족한지에 대한 진단은 해야 한다고 보지만 그 방법을 일제고사로 하진 않겠다는 것”이라며 “기초학력 부족 여부는 학생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담임·과목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알 수 있다. 교육자치 측면에서 학교가 다양한 방법으로 기초학력 진단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진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조치를 취할지 해법을 찾는 것”이라며 “(부족한)학생에게 스스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교육적 조치 등 아이들이 기초학력 부족함 없이 즐겁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 교육감은 최근 다시 대두된 대입제도 개편 논의 관련해 “수시·정시 비율을 늘리고 줄이는 것은 대학 등이 자율적으로 하는 문제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면서 “교육(대학) 서열화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고(특목고)와 자사고가 대학 서열화를 더욱 견고히 했다”며 “특히 서울에서 자사고 등이 대거 위치하며 경쟁을 더 부추겼다. 이번 서울에서 자사고와 특목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교육 서열화는 계속 가속화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