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연속이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8명의 적은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초기 임상시험 결과이긴 하지만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를 방출하는 헤드셋 착용으로 이들의 손상된 인지기능이 회복됐다는 것이다.

이 전자기 헤드셋(MemorEMTM)을 개발한 미국 뉴로EM 세러퓨틱스(NeuroEM Therapeutics) 사는 이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치매 전문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7일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자 8명은 경증 내지 중등도(moderate)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로 매일 2회 1시간씩 두 달 동안 이 헤드셋 치료를 받은 뒤 그중 7명이 인지기능 회복을 보였다.

임상시험을 진행한 사우스 플로리다대학 임상연구실장 아만다 스미스 박사는 치료 기간이 끝난 후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DAS-cog: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로 환자의 복합 인지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8명 중 7명이 평가점수가 4+ 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상당한 효과라고 스미스 박사는 말했다.

보통 치매 환자는 1년 사이에 ADAS-cog 점수가 4+ 포인트 낮아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4+ 포인트가 높아졌다는 것은 1년 전의 인지기능 상태로 되돌아갔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중 한 환자는 “정신이 되돌아왔어”라고 외쳤다고 한다.

레이 청각언어합습검사(Rey AVLT: Auditory Verbal Learning Test)에서는 단어 기억 능력이 임상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수준까지 높아지고 기억 손실이 50% 줄었다.

이와 함께, 혈액 검사와 뇌척수액 검사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2대 생물표지로 지목되고 있는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수치에 예상된 변화가 나타났다.

MRI 검사에서는 인지기능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대상피질/대상속(cingulated cortex/cingulum)의 신경세포(뉴런) 간 신호 교환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뉴로EM 사 연구팀은 치매 모델 쥐를 대상으로 무선주파수 대역(radiofrequency range)에서 전자기파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젊은 치매 모델 쥐는 기억력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늙은 치매 모델 쥐는 손상된 기억력이 회복됐다.

환자들은 임상시험 중 비정상 행동이나 생리학적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환자의 보호자들은 보고했다. 또 임상시험 후 뇌 촬영에서는 뇌종양이나 뇌의 미세출혈도 나타나지 않았다.

뉴로 EM 사는 금년 말 150명의 경증 내지 중등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 헤드셋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면 알츠하이머병 치료 장치로서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 헤드셋은 고도로 특화된 복수의 송출기가 헤드캡 안에 장치돼 있어서 순차적으로 전자기파가 방출된다.

이 헤드셋은 환자의 보호자가 자택에서 손쉽게 다룰 수 있으며 이를 착용한 환자는 치료 중 이동에 제한을 받지 않아 거의 모든 일상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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