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사진=연합뉴스
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사진=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첫 사건 발생 33년 만에 확인되면서 용의자가 누군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용의자 50대 A씨는 1991년 4월 마지막 범행을 저지르고 난 뒤 최근에 또다시 강간 살인 범죄를 저질러 모 지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나이를 역산하면 범행 당시 20대로 추정된다.

A씨는 주로 늦은 저녁이나 밤, 새벽 시간을 틈타 71세이던 노인은 물론 10대인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만행에 가까운 범죄를 저지르고도 현장에서 유유히 달아나며 장장 5년여간 꼬리를 잡히지 않고 살인을 이어갔다. 모두 신체적 약자인 여성들었다.

화성살인사건으로 분류된 10건 가운데 모방범죄로 확인된 8번째 살인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 모두 이 용의자가 저질렀는지는 좀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범행수법이 유사한 점으로 미루어 동일인에 의한 범행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당시 경찰은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은 20대 중반,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성으로 특정했으며, 용의자 몽타주에 기술된 인상착의는 '(얼굴이) 갸름하고 보통체격',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로움' , '평소 구부정한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보통의 체격'이라는 표현은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도 비슷한 취지의 대사로 등장할 정도로 외견상 두드러진 특징은 없었으며, 일부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용의자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라는 사실까지 밝혀냈으나 결정적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유력용의자를 특정하게 된 경위 등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로 했다. 유력용의자를 상대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A씨가 도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직업은 무엇이었는지, 사는 곳은 어디였는지 등이 밝혀질 전망이다.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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