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화성시 일대에서 부녀자 10명을 성폭행하고 엽기적으로 살해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DNA 분석기법을 통해 10차례 사건 가운데 3차례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경기남부청 반기수 2부장 주재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이모(50대)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과거 유류품에서 확보한 DNA를 지난 7월 중순께 국과수에 재의뢰했다.
현재 용의자에 대한 1차 조사가 이루어졌으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이 사건 이외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초기 단계라는 이유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반 2부장은 용의자가 당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인물인지, 현재 어떤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어 "DNA분석이 아직 진행 중이며, 이것이 일치한다는 결과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하나의 단서일 뿐"이라며 "이 단서를 토대로 기초수사를 하던 중 언론에 수사사실이 알려져 불가피하게 브리핑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006년 4월 2일 마지막으로 이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된 만큼,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진범이 확인될 경우 입건한 뒤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상대로 벌어진 그야말로 엽기적 미스터리 연쇄살인 사건이다.
피해 여성들의 잇따른 실종과 사체 발견 자체에도 충격이 컸지만, 국민을 더욱 충격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건 그 이전의 강력 살인사건에서는 좀처럼 목격되지 않았던 잔인한 범행 수법과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화성을 중심으로 반복된 살인패턴이었다.
살해수법은 대부분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이용됐으며 끈 등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교살이 7건, 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하는 액살이 2건이고 이중 신체 주요부위를 훼손한 극악무도한 케이스도 4건이나 됐다.
총 10명의 피해자 중 8번째 사건은 모방 범죄로 확인돼 범인이 검거됐지만, 나머지 9명에 대한 사건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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