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우리나라 대표 새해 일출 관광 명소인 포항의 ‘호미곶’과 울산의 ‘간절곶’을 TV나 신문을 통해 자주 볼 수 있다. 이 두 일출 관광지가 유명해진 것은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라고 소문이 나서다. 그리고 두 관광지는 서로 자기네가 일출시간이 먼저라고 자주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명확하게 바로 독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독도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독도 문제로 이웃하고 있는 일본과 자주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에겐 심리적으로는 친숙하지만 물리적으론 먼 섬이다.

독도란 명칭에도 여러 가지 변천사가 있다. 삼국사기에는 512년(신라 지증왕 13) 하슬라주의 군주 이사부가 울릉도를 중심으로 한 해상왕국 우산국을 정벌하면서, 독도가 우산도(于山島)로 불렸다는 기록이 있으며, 1471년 삼봉도(三峰島)와 1794년 가지도(可支島)로 불렸다는 기록도 있다. 1900년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 울릉도를 울도군이라 칭하고 울릉전도와 죽도·석도를 관할하도록 정하였다. 독도가 행정지명으로 처음 언급된 것은 1906년 울릉군수 심흥택이 중앙정부에 올린 보고서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우리 역사에서 오래전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었고, 현재도 미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본은 1903년 경 발표된 시마네 현의 고시 제 40호를 근거로 ‘주인이 없던 섬이던 독도가 일본 영토로 편입되었다’라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데 이는 그보다 한참 이전부터 우리나라에 종속된 영토였으니 어불성설(語不成設)인 셈이다.

이렇게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우겨온 일본은 또다시 우리나라를 상대로 도전하고 있다. 최근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일본기업은 배상 청구를 거절하고, 적반하장으로 무역 제재(화이트리스트 제외)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고, 우리나라도 이에 무역 제재와 동시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일명 지소미아)도 파기 하며 한일 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무역 제재 상황에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될 것이 있다. 바로 기술 독립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우리의 열악한 반도체 생태계 민낯이 오롯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고 타 국가에 의존하지 않게 기술 독립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먼저 이를 위해 핵심 부품소재의 세계적 공급기지화가 필요하고 부품소재 핵심기술개발 등을 통한 세계 부품소재 강국 진입이 절실하다. 특히,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를 일컫는 ‘테스트베드’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악한 우리나라 중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마음 놓고 실험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나노팹 등을 통해 10곳 이상 반도체 공공 연구개발 인프라를 운영해 본 경험은 있다. 꾸준하지 못했던 지원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지원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필자는 오는 9월 말 직원들과 함께 가장 해가 먼저 뜨는 동쪽 끝 독도를 방문한다. 한일 양국 갈등이 있기 전, 취임 초부터 직원들과 독도를 방문하기로 미리 계획을 세웠었다. 직원들의 애국심도 고취시키고, 대한민국 기술 독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아울러 독도를 묵묵히 지키는 경비대 위문도 할 예정이다.

더 이상 일본이 우리 영토인 독도를 넘보지 못하고, 국제사회에서 독도 영유권 분쟁 문제가 거론되는 일이 없도록 그 어떤 나라의 수출규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 강국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이민우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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