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씨 부산교도소 수감 중… 처제 성폭행 살해 무기수 복역
1급 모범수… 李, 모든혐의 부인
30년 전 화성시 일대에서 부녀자 10명을 성폭행하고 엽기적으로 살해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이씨 성을 가진 50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용의자는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경기남부청 반기수 2부장 주재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이모(50대)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중순께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과거 유류품에서 확보한 DNA를 국과수에 재의뢰했다.
DNA가 검출된 3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A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씨를 찾아 1차 조사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1994년 1월 청주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수감 생활 중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1급 모범수’로 분류되어 있다.
다만,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이씨가 수사 선상에 올랐었는지, 추가 증거 조사에 관한 내용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초기 단계”라는 이유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반 부장은 “DNA분석이 아직 진행 중이며, 이것이 일치한다는 결과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하나의 단서일 뿐”이라며 “이 단서를 토대로 기초수사를 하던 중 언론에 수사 사실이 알려져 불가피하게 브리핑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도 현재 국과수에 보내 DNA 분석을 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다”며 “수사기록도 방대하고 과거 수사 기록이나 수사 관계자 등도 불러 제로베이스에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경기남부청은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미제사건수사팀과 광역수사대, 피해자 보호팀, 진술 분석팀, 법률 검토팀, 외부 전문가 자문 등 57명으로 수사본부를 꾸린 상태다.
하지만 이 사건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돼 이씨가 이 사건의 진범으로 드러나도 처벌할 수 없다.
이에 반 부장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의 의미도 있지만,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거기에 집중해서 하겠다”며 “수사가 끝나면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화성연쇄살인사건 비공개 배경설명에서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역시 “억울한 피해자의 원혼을 치유할 수 있는 중대한 책무가 경찰에게 주어졌다”며 “역사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은 앞으로 매주 목요일 브리핑을 통해 이 사건 경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상대로 벌어진 그야말로 엽기적 미스터리 연쇄살인 사건이다.
총 10명의 피해자 중 8번째 사건은 모방 범죄로 확인돼 범인이 검거됐지만, 나머지 9명에 대한 사건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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