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와 가까워 상인들 인기… 입주자 "소회시설 미비 걱정"
창고 사용 13채뿐 어려움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 일대 시장들과 그 주변이 수원 최고의 번화가로 꼽히던 시절, 인근 상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영동시장 옥상 주택 '영동아파트'(빨간색 실선 안)의 모습. 안형철기자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 일대 시장들과 그 주변이 수원 최고의 번화가로 꼽히던 시절, 인근 상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영동시장 옥상 주택 '영동아파트'(빨간색 실선 안)의 모습. 안형철기자

‘한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 50년 세월에 빈집투성이.’

도로명 수원천로 255-6, 지번 영동 9와 영동 8은 수원시 팔달문 일대 시장 상인들만 아는 비밀주택의 주소다.

수원 영동시장(남문시장) 4층, 옥탑방과 같은 단층구조의 주택들이 늘어선 이곳을 상인들은 ‘영동아파트’라고 부른다.

19일 영동시장 주식회사와 팔달문 일대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영동아파트는 1972년 영동시장 옥상에 증축하는 방식으로 들어선 56㎡(17평) 규모 주택 48채를 말한다.

팔달문 일대 시장들과 그 주변이 수원 최고의 번화가로 꼽히던 시절 영동아파트도 전성기를 구가했다는 게 상인들의 목소리다.

점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면서 상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것. 상인들은 “30년 전까지만 해도 자리가 없어서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영동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 대부분 인근 시장의 상인이었거나, 상인이었던 사람들이다.

30년째 살고 있는 이모씨는 “지금은 그만뒀지만 아내와 같이 못골시장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했었다”며 “옆집은 영동시장에서 40년 동안 가방을 팔고 있고, 건넌집은 잡화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 일대 시장들과 그 주변이 수원 최고의 번화가로 꼽히던 시절, 인근 상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영동시장 옥상 주택 '영동아파트'(빨간색 실선 안)의 모습. 안형철기자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 일대 영동시장 옥상 주택 '영동아파트' 모습. 안형철기자

이어 “한때는 우스갯소리로 수원 최초의 주상복합 빌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인들의 주택으로 사랑받던 시절이 지나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30여 채에만 사람이 살고 있다. 거주자들은 대부분 낮은 임차료를 찾아 들어온 이들과 오래전부터 이곳 주택을 소유해 온 이들이다.

오래된 건축물이라 도시가스도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은 석유와 LPG에 의존해 취사와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

5년 전 이곳에 입주한 김모씨는 “전기설비도 얽혀 있고, 소화시설도 변변치 않다”면서 “주민들 상당수가 고령자라 화재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정관 영동시장 주식회사 대표는 “영동시장 소유의 건물은 창고로 사용하는 13채뿐이고 나머지는 개인소유여서 도시가스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다만, 현재 거주하는 가구에는 화재경보기를 설치하고, 야간순찰로 화재를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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