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명 규모로 수사본부 구성…DNA감정·진술분석에 '올인'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30여년 만에 특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합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30여년 만에 특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합

 1980년대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실체가 드러난 가운데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향후 경찰의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분석해야 할 사건 기록과 증거물의 양이 많고, 용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리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반기수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57명 규모의 수사본부를꾸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수사본부는 미제사건수사팀, 광역수사대, 피해자 보호팀, 진술 분석팀, 법률 검토팀, 외부전문가 자문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찰은 우선 이번 용의자 특정의 실마리를 제공한 DNA 분석에 집중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DNA 분석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을 통해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 지난 7월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것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총 10차례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5·7·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용의자A(56) 씨의 DNA가 검출됐다.

 경찰은 이들 3건과 모방 범죄로 판명이 난 8차 사건을 제외한 다른 6건의 사건에서도 A 씨의 DNA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DNA 감정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A 씨를 상대로 한 정식 조사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A 씨는 1995년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 선고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지난 18일 교도소로 찾아간 경찰과 면담했으며,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앞으로 A 씨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하고, A 씨의 진술을 면밀히 분석해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이를 위해 A 씨를 경기남부경찰청 인근의 교도소 등으로 이감하는 방안도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간 모아온 많은 양의 수사기록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여기에는 피해자와 유족, 수사관계자 등의 진술과 당시 나온 증거들도 포함된다.

 다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경우 마지막인 10차 사건이 2006년 4월을 기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이 때문에 사건의 진범이 종국적으로 A 씨로 확인되더라도 법정에 세워 죄를 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대로 말하면 이 사건 수사는 일반 사건과 달리 송치 시한 등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

 경찰은 진범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서라도 수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기수 2부장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4년 7개월간 있었던 사건"이라며 "수사기록이 방대하고, 증거물의 양이 많은데,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원점)에 두고 종합적인 수사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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