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명연장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반면 하루가 멀다 하고 복합질병, 정신질환, 교통사고, 위기가정, 자살사고 등은 계속 증가추세다. 학교에서도 학생과 교사들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9 연간 전국 학교 보건실 이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응급처치를 받기 위해 보건교사를 찾은 방문한 학생 수는 2016년 3천270여만 건, 2017년 3천390여만 건, 2018년 3천435만여 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더불어 초·중·고 감염병 학생이 2014년 7만5천116명, 2017년 21만 7천632명으로 4년 동안 약 3배 증가했다. 이어 학교안전공제회가 발표한 학교안전건수 통계를 보면 2008년 6만9천487건에서 2018년 12만2천570건으로 10년 사이 56.6%가 증가했다.

인천 초·중·고 학생인구는 2019년 7월 기준 31만4천264명이다. 학생 수는 저출산 등의 이유로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학교보건체계 강화 등 건강관리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 증가, 편모·편부, 다문화가족, 취약가정 학생들의 연간 보건실 이용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성폭력·우울·은둔형 외톨이 등의 정신건강문제, 학교폭력·따돌림·흡연·음주·비만·인터넷 중독 등으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앞선 이유로 학교 보건교사의 책임과 역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학교별 보건계획 수립을 보면 다양한 맞춤형 의료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과밀학급·과대학교 등의 보건교사가 학교 규모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적정한 응급체계가 집행될지 의문이다.

현행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18학급 이상의 초등학교에는 보건교사 1명(의무)을 둔다. 역시 18학급 미만의 초등학교에도 보건교사 1명(선택)을 둘 수 있다. 보통 9학급인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는 보건교사 1명을 배치한다. 학생 수로 환산하면 약 1천~1천200명 당 1명의 보건교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공립학교 보건교사 배치율은 100%이다. 사립은 초등학교 4개교를 제외한 99.24%가 배치됐다. 다른 시도에 비해 도서벽지, 섬마을 학교에도 보건교사 배치가 완료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단 한 사람의 보건교사로는 체계적인 보건교육과 적절한 보건서비스를 받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를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초·중·고 학생 수 1천명 이상 또는 36학급 이상, 중·고등학교는 900명 이상에는 6개월 정도 보조 보건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어 학생 1천400명 이상 과대학교는 정규보건교사 1명, 기간제 보건교사 1명 등 2인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보건실이다. 그러다보니 보건교사는 교육자이자 의료인이며 때론 보호자역할까지 하므로 그 책임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즉 학교의 학생건강권 핵심인력인 보건교사는 보건계획수립에서 성교육, 보건교육,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등 그 역할이 나날이 중요하고 광범위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달러의 보건교육에 대한 투자가 14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초등학교 시기부터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통해 학생 스스로 건강관리가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보건교육의 궁극적 목표다. 그러므로 학생의 소중한 권강권과 보건교사의 책임 있는 보건교육권한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향후 학교 현장 경험이 풍부한 보건교육 전문가로부터 초·중등 교육과정에 맞도록 다양한 논의가 진전되리라 본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학생 중심의 보건 교육과정으로 생명 존중 사상을 다함께 가꿔나가는 문화다. 향후 시교육청, 교육지원청, 일선 학교로 이어지는 학교보건체계 구축으로 미래세대의 주인공인 학생의 건강권을 제대로 확립되길 바란다.

임지훈 인천시의회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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