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청단 전 단장 신모 씨.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공
여청단 전 단장 신모 씨.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공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성매매 근절을 표방한 시민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뒤로는 유흥업소 업주에게 금전 상납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업소를 신고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이하 여청단·중부일보 2018년 11월 13일자 27면 보도 등)’ 전 대표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이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협박·업무방해·마약·성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신모(40)씨에 대해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신씨는 지난해 수원·화성 등 경기지역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업주 등을 상대로 자신들이 활동 중인 단체에 가입하라고 강요하고, 지시대로 따르지 않으면 불법 영업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자신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 업주들에는 자동발신시스템을 활용해 계속 전화를 걸어 영업을 못 하게 만드는 일명 ‘콜 폭탄’으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 마약을 투약하고, 자신과 함께 있던 여성에게 마약을 복용하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신씨는 피해자들을 협박한 사실이 없고, 해당 업주들의 업무는 반사회적인 업무로 업무방해죄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거를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지시를 따르지 않는 피해자의 운영 업소를 신고한 행위는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이라는 점이 인정된다"며 "업무방해의 경우에도 면허를 받지 않고 콜 영업을 한 것이 불법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업무방해죄는 반드시 그 업무가 적법하거나 유효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씨의 강간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등을 판단해봤을 때 충분히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건 직후 마약을 투약받은 것 같다고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수사기관에서도 이 사건이 일어난 경위와 당시 있었던 일을 굉장히 자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진술 내용도 경험하지 않고서는 쉽사리 거짓으로 꾸며낼 만한 내용으로 보기 어렵고 수사기관에서 법정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청단을 설립해 활동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보도방 등 불법 영업업소들을 장악하거나 사실상 통합시키려는 목적 등을 가지고 피고인의 지시대로 따르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운영 업소들을 신고하는 등 협박, 강요, 업무방해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 내용, 수법, 경위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음에도 피고인은 각 범행 등을 부인하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변근아·정성욱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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