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되대부속고등학교 전경. 사진=용인외대부고 홍보영상 캡쳐
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 전경. 사진=용인외대부고 홍보영상 캡쳐

“자사고 폐지 문제로 말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가 가고 싶다고 하니까요.”

지난 28일 오후 용인에 위치한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백년관에서 진행된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교(이하 용인외대부고) 2020학년도 설명회.

최근 교육 당국이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설명회는 성황을 이뤘다.

사전 신청자 1천300명이 모두 참석해 학교 측이 마련한 좌석이 모두 찬 것은 물론, 현장에서 추가 참가를 신청한 250여 명의 학생, 학부모까지 강당 곳곳을 메우고 있었다.

2시간가량의 긴 설명회 동안 학생, 학부모들은 자료집에 중요한 정보를 적기도 하고 영상 촬영까지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그러면서 한목소리로 공교육의 아쉬움을 자사고로 달랠 수밖에 없어 입학을 준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이모(49)씨는 “일반고에서 양질의 교육이 이뤄진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근 학교를 가보니 대다수의 학생이 학원에 의지하고 있더라. 그 비용이라면 차라리 다양한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한 자사고를 보내는 게 경제적일 것 같아 오게 됐다”며 “설령 자사고 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내년 입학생은 유지가 된다고 하니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중학생인 두 자녀와 참석한 나모(55)씨도 “대입과 상관없이 아이의 꿈을 지원할 수 있는 학교 같아 지난해부터 입학을 준비했다”며 “일반고의 경우 오히려 잘하는 학생 위주로 관리되는 면이 있지만, 이 학교는 성적만을 우선하는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정부의 자사고·특목고 폐지 기조에 오히려 학생,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모(50)씨는 “자꾸 자사고 폐지다 뭐다 말이 나오다 보니 이를 준비하려는 학생, 학부모만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러다 정부가 바뀌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 무조건 평준화만 강조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용인외대부고는 이날 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20일까지 대구, 부산 등에서 전국에서 설명회를 진행하겠단 계획이다.

정영우 용인외대부고 교장은 “일부 지역에서 자사고 폐지가 결정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설명회에 많은 분이 참석한 건 학생, 학부모들이 원하는 학교 형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획일적으로 교육 선택권을 뺏는 것은 학교 입장에서도 수요자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한 번 와보지도 않고 우리 학교가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에 앞서 수업이라도 한번 들어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학교에서도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아이들의 모든 역량을 키울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조건 특권을 가지고 학교 운영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오해가 불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인외대부고는 2010년 자사고로 지정돼 2015년 한차례 재지정 평가를 통과했으며, 내년 두 번째 평가를 앞두고 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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