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글로벌시티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분양사업을 벌이는 부동산 시행사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이 부동산 경제침체로 난항을 겪자 사업 추진을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데, 민간사업인 송도 아메리칸타운 1·2단계가 공공성을 띠는 이유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은 재외동포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 조성됐다.

은퇴한 재외동포의 귀향, 국내 사업을 가진 재외동포들에게 맞는 정주환경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이다.

1단계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2016년 아파트 830세대와 오피스텔 125실 분양을 마치고,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2단계도 지난 7월 아파트 청약이 마감됐는데 2.8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오피스텔, 상가 중심으로 계획된 2단계 사업의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파트를 늘릴 수도 없었다.

공동주택이 늘어나면 학생을 감당할 학교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천시교육청이 계획 단계에서부터 반대했다.

결국 시교육청, 연세대와 협의해 학교시설을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성만 대표는 “2단계 사업은 쉽지 않았다. 50층 이상 건물은 규제가 많아 사업 추진과 수익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미주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 송도가 공항과 가깝다는 점이 재외동포들에게 좋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송도에 재외동포타운이 들어선 이유는 인천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우리의 이민사는 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인 노동자들을 실은 배가 인천의 제물포항을 떠났는데, 이들은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미국의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했다.

하와이 이민은 이후로도 계속돼 1905년까지 7천415명이 떠났다.

이민자들은 1954년 인하대학교의 전신 인하공대를 설립했다.

인천시도 2008년 중구에 국내 최초로 우리 이민사와 관련된 박물관인 한국이민사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대표는 “송도 아메리칸타운 사업 성공으로 인천글로벌시티는 많은 이익금을 확보했다”며 “이제 이익금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성만 대표와의 일문일답.

- 회사 이름이 당초 ‘송도 아메리칸타운’이었다. ‘인천글로벌시티’로 바군 이유는.
“재외동포들에게 회사 이름이 다소 부정적이었다. 재외동포가 송도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만 사는 것도 아닌데, ‘송도’와 ‘미국’을 섞은 이름은 다른 지역 재외동포들에게 거부감을 줬다. 최근 중국동포를 만났는데 이런 부분에 불만이 있더라. 미국은 재미동포, 일본은 재일동포로 부르는데 중국은 그냥 조선족이다. 자신들을 홀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바꾸게 됐다. 다만 ‘송도 아메리칸타운’이라는 브랜드는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인천글로벌시티가 하는 일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를 분양하는 시행사다. 대상은 재외동포, 영주권자, 시민권자, 외국인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보통 시행사는 여기서 하는 일이 끝난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입주자들에 대한 상담, 정착을 위한 교육, 지역 커뮤니티 형성도 책임지고 있다. 재외동포들의 정주환경 조성까지가 우리 일이다. 인천경제청이 출자한 회사라 공공성을 띠는 사업도 하고 있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에 대한 재외동포들의 반응은.
“지난 6월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등을 순회하는 미주설명회를 진행했다. 그곳 교민들은 우리가 가기 전엔 인천에 재외동포타운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결국 에이전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처음엔 30여 명 정도였던 참가자들이 나중엔 300명까지 늘었다. 에이전트와 재외동포들이 사업성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부동산 거래 절차가 복잡하고 법적으로도 엄격하다. 이들이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명회에서 강조한 것은.
“인천글로벌시티라는 회사의 성격과 사업 목적이다. 우리 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지만 공공기관인 인천시가 만들었다. 따라서 수익을 그들의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데 환원해야 한다. 송도 아메리칸타운 조성 사업도 결국 재외동포들의 발전과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수익보다는 재외동포들의 국내 투자를 유치해 그들의 근거지를 송도로 만드는 게 목적이다. 다른 곳에 사는 것보다 투자가치도, 정주환경도 좋을 것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정주환경 조성에 필요한 부분은.
“외국인학교다. 1단계 사업을 분석해보니 아이와 함께 사는 젊은 가족들이 많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사업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교육기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상담과 커뮤니티다. 재외동포 2세대 이후로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타지나 다름없다. 어떤 시설을 이용하려 해도 쉽지 않은데, 그걸 인천글로벌시티가 하고 있다. 같은 선상에서 이웃과의 교류도 필요한데,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입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2단계 사업에서 투기 우려는 해소됐나.
“1단계 당시엔 환차익을 노리거나 한 사람이 여러 채를 사는 현상이 있었다. 2단계 분야에선 1명이 1세대만 청약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제도적으론 투기를 차단했다. 다만 이후에 청약권을 거래하는 것까지 차단하긴 어렵다.”


-사업의 성공 요인은.
“입지다. 인천공항과 20분 거리라는 점은 우리나라와 국내에 사업을 가진 재외동포들에겐 가장 큰 매력이다. 또 제2외곽순환도로와 3개의 경인고속도로, 인천1호선 등 다른 교통 접근성도 좋다. 아직 부족하지만 교육환경도 나쁘지 않다. 채드윅 국제학교와 뉴욕주립대?조기메이슨대?겐트대?유타대?뉴욕패션기술대(FIT) 등이 입주한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인근에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2단계 분양까지 성공했다. 모두 재외동포들이 투자한 덕분이다. 이젠 인천글로벌시티의 이익금을 재외동포들에게 써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재단을 만들어 보다 이들의 정주환경 조성이 제도적으로 이뤄지도록 만들고 싶다. 재단은 입주자 외에도 중국동포나 다문화가정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태용기자/rooster8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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