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가수 겸 배우 설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팬은 물론 젊은층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일단 정확한 사망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고 있지만 알려진 정도로는 본인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발견 당시 현장에서 고인의 심경을 담은 자필 메모가 발견된 이유가 크다. 대개의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면 고인이 평소 우울증세를 보였는지부터 살피는게 정도고 이번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듯 보인다. 우리는 이 즈음에서 이번 기회로 악플로 불리는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에 대한 분명한 언급과 이에대한 대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 대개의 연예인들이나 일반인의 그것에 댓글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정도가 지나치면 그 결과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흐지부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엄청나게 빠르고 중압감이 큰 소문에 휘달리게 마련이다. 이번의 여가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연예계 활동을 쉬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가수와 방송 진행자, 연기자로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그래서인지 그를 아끼던 팬들의 놀라움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젊은 층의 유명 연예인이 갑자기 세상과 이별을 고한 사건은 이외에도 많았다. 그때마다 여러 가지의 대책과 호소가 이어졌지만 늘 당시에 그친 것도 기억한다. 둔감 해진 것인지 아니면 고의성이 도진 일들인지 조차 헷갈릴 정도다. 이렇게 악플로 인한 피해자가 이어지면 사회가 피페해 진다. 이미 그녀는 2014년 악플과 악성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 활동을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중단한 바 있다.

어쩌면 경찰이 추정한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얘기도 여기에서 비롯됐는지 모른다. 젊은이들의 연약함을 비난하기 전에 우리사회의 보이지 않는 폭력성을 잠재워야 한다. 아니 뿌리 뽑아 다시는 유사한 일이 없어야 하겠다. 말로는 인권등을 앞세우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악플로 당사자들을 괴롭히는 것 역시 정당하지 않다. 폭력을 넘어 비겁함 그 자체다. 더구나 설리는 여러번 방송에서 본인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고백을 한 바 있다. 그것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초기증세인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다. 물론 주위는 놀랐지만 설리에 대한 동정의 눈초리는 거기까지 였다. 한 예로 설 리가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하던 시기에 여성상의 속옷에 대한 논쟁에 휘말렸는데 이 과정에서도 악의적인 인터넷 댓글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를 피하지 않고 악플에 정면으로 맞서는 꿋꿋함을 보였지만 끝내 결과는 이렇게 마감 지어졌다. 분명해 보이는 것은 이 모두의 인터넷상 악플이 유명 연예인들의 삶을 스스로 마감하게 만든 이유라는 점이다. 악플의 특성상 악마의 발톱을 가지고 있어 끈질기고 약한 자들에게는 가학성까지 드러낸다. 그러다보니 세상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던 사람들 마저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지금 우리는 물론이고 이를 전하고 있는 해외 언론도 악플 문화에 대한 강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악플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당하다면 실명을 쓰지 않을 이유도 실상 있다. 표현의 자유만을 이유로 언제까지 이런 비극이 생겨서는 안된다. 악플에 대한 공론화가 당장 이뤄져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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