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아이돌의 전 멤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은 ‘사망신고가 접수됐다’는 기사를 시작으로 경찰과 담당 소방서 119구급대의 동향보고, 병원 접수증 등이 기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대중들에게 퍼져 나갔다.

결국 해당 지역의 소방서장은 이동 경로 유출에 대해 사과하고 최초 유출 직원에 대해서는 직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대중의 궁금증에 언론은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 정보들로 ‘단독’과 ‘속보’라는 머리말을 단 기사가 우후죽순 늘어났고 그 속에는 아무런 의심과 죄의식은 없었다.

일부 기자들은 고인의 자택으로 찾아가 셔터를 눌러댔고 비공개 장례식을 원하던 유가족의 의견과 달리 한 기자는 그의 장례식장 이름을 기사에 공개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한 언론사는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인터넷을 통해 신선식품을 주문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활동을 활발히 해 정말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맞냐는 추측성 보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유명인의 죽음은 이야깃거리로 소비되기 바쁘다.

그들의 죽음을 두고 언론은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전시하려 한다.

숱한 유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언론이 보도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은 계속됐지만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이용한 쇼핑 내역까지 공개되는 세상이다.

알 권리를 빌미로 쏟아져 나오는 기사 속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 존중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에서 권고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에 따르면 ‘유가족의 심리상태를 고려해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며 고인의 인격과 비밀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호해야 한다’고 전해진다.

단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죽음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파헤쳐지는 것이 과연 옳은지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추모가 아닌 자극을 쫓으며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던 이번 사태를 통해 부끄러움을 느낀다.

유명인이 죽음 앞에 언론은 진심으로 대중에 대한 알 권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지 자성의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냇물 인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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